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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모란
모란꽃 모든 귀들은
법당 쪽으로만 기울어 있다.
불경소릴 들으려고
깃 세워 퍼덕이던
一念이 영글어 터진
저 간절한 날갯짓
글
原點에서
한 알의 죽음 곁에서
푸른 하늘을 향해 힘차게 날아간
한 알의
또 다른 비둘기가
죽음의 문턱에서 되돌아왔다.
비둘기의 날개가 햇살의 鍵盤을 두드리며
높은 옥타브로 치솟던 하늘 밑에서
하나의 알은
처절한 침묵으로 변해 있었다.
처음과 끝이
몽롱한 안개처럼 누워있는
원점에서의 해후
빛나는 履歷들도 어둠이 된 空의 바다에서
부리를 닦는다.
입동의 하늘 끝 눈발이 내리고…….
글
석불
머리가 없다고
자비慈悲마저 떠난 것은 아니다.
반쪽만 남은 몸으로도
충분히 사람들의 합장合掌을 받고 있으니
육신의 모습은 그에게
있어도 없어도 그만이다.
떨어져 나간 어깨
움푹 파인 가슴에도
떼어 줄 것 아직 남아있어서
자리를 옮기지 않는다.
온 몸 다 공양供養할 때까지
그 자리에서 한 조각씩 부스러질 뿐이다.
2015. 7. 23
<대전예술> 2015년 12월호
<불교공뉴스> 2016년 1월 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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