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이 더 놀랐겠네

동시 2015. 8. 25. 23:26

뱀이 더 놀랐겠네

 

 

보문산에 오르다

할머니 깜짝 놀라

태균아!

뱀뱀뱀뱀

 

정신없이 달아나는

뱀을 보며

할머니!

뱀이 더 놀랐겠네.

 

 

2015. 8. 25

 

 

posted by 청라

일주문一株門에 기대어서

 

 

내 몸의 반은

사바에 걸치고

나머지 반쪽은

불계佛界에 들여놓고

 

일주문一株門에 기대어서

목탁소리 듣다가 보면

꽃이 지는 의미를 알 듯도 하다.

 

속세의 짐을 문 앞에 내려놓고

향내 따라 들어오라고

풍경소리 마중 왔지만

 

비우고 비워도

투명한 바람이 될 수 없는

업연業緣의 질긴 끈이여!

 

별이 내릴 때까지 흔들리다가

나는 양쪽으로 발 걸친

일주문 기둥이 되어버렸다.

 

2015. 8. 15

<동서문학>2015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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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

시조 2015. 8. 11. 15:12

모란

 

 

모란꽃 모든 귀들은

법당 쪽으로만 기울어 있다.

 

불경소릴 들으려고

깃 세워 퍼덕이던

 

一念이 영글어 터진

저 간절한 날갯짓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