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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 아침
풀잎 끝에 대롱거리는
이슬을 보다
나는 이슬에 갇혔었지.
하늘은 왜
투명한 목소리로 거기 박혀있을까
모란 꽃잎 위에 속살거리는
별들의 이야기 방울은
왜 수박 속처럼 맛이 있을까
구슬 빛에 홀려서
밤새도록 사연 깊게 울어대던
두견새 울음을 꿰어
영롱한 목걸이 하나 만들고 싶었지.
툭 하고 떨어져 꿈이 깨어질까봐
불어오는 실바람도
체로 치고 싶었지.
세상이 모두 신기하고
찬란하게 보이던
내 손자만한 그런 날 여름 아침에
『한국문학인』2016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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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동초忍冬草
세월이 허물고 간 산 밑 빈 집 담 자락에
인동초忍冬草 꼭지마다 주렁주렁 매단 적막
그리움 안으로 익어 하얀 꽃을 피웠다.
우측으로 감아 가면 정든 얼굴 떠오를까
대문 닫힌 긴 겨울을 초록으로 견딘 아픔
기다림 눈물로 삭아 노랗게 꽃잎 바랬다.
임자 없는 몸이라서 사연 더욱 만발했나
소쩍새 울음에도 반색하며 떨고있다.
벌 나비 담아가다 만 향기 자욱히 퍼진다.
2016. 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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