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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우리가 곁에 있습니다
- 신규 교사들을 환영하며-
새 아침의 햇살입니다.
조금은 어두운 솔뫼의 동산이
당신들의 날개 짓에 환해지네요.
따뜻하게 뎁혀진 순수한 가슴으로
아이들의 심장에
넘치는 사랑을 전해주세요.
머리보다 먼저 그렇게 가슴으로 다가가서
아이들의 겨울을 쓸어내고
몇 올 봄의 씨앗을 심으십시오.
당신들의 시작은
새벽처럼 새로움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내딛는 발걸음에서 불안감을 지우십시오.
때로는 가시덤불 고갯길을 만날 때
넘치는 자신감으로
넘어가세요.
그래도
막막한 어둠으로 앞길이 보이지 않을 때
조용히 손을 내밀으세요.
당신들이 외로울 때
우리가 곁에 있습니다.
풋풋한 당신들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2012. 3. 24
글
세차를 하며
타이어를 닦는다.
물줄기 돋워 배설을 하듯
폭포처럼 힘차게 뿌린다.
진흙이 씻겨 나가고
구석구석 배어든 지난겨울의 잔재殘在
염화칼슘의 독기마저 흔적없이 지워지고
마지막
내 의식에 잠재潛在된
고양이 비명소릴 씻는다.
떡칠하듯 세제를 발라
솔로 박박 문질러도
어느 저녁 어스름 무심코 깔아버린
고양이의 단말마斷末魔
피나도록 피나도록
타이어를 문지르며
서툰 呪文을 외어봐도
자동차 바큇살에 묻어 끝까지
따라올 것 같은 예감
야옹!
야---아옹…….
2012. 3. 9
글
경칩 일기驚蟄日記
차 마시다 창 틈으로
봄빛 새론 산山을 본다.
표구表具 하지 않아도
늘 거기 걸린 풍경
익숙한 녹차 맛처럼
눈 감아도
다가온다.
한사코 초록빛을
놓지 않는 산山이기에
시드는 난蘭을 위해
창窓을 열고 산山을 맞다.
성긴 잎 사이에 꽃대
혼불 하나
켜든다.
2012.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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