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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불꽃같은 삶
-정문경 시인의 죽음을 애통해하며
모란꽃 부스스 피어나는
오월인가요,
꿈결인 듯 그대 訃音을 들었습니다.
사랑을 따라가는 뻐꾸기처럼
행복한 모습으로 칠갑산 넘어가더니
갑자기 허허로운
빈이름이 되었습니다.
그대 있는 세상에서도
아이들 울음소린 들리는가요?
방실방실 웃는 아이 모습 어이 놓고서
그리 서둘러 이승 떠났는가요?
그대 신다 버린 낮달이 한 짝
서편 하늘가에
서럽게 떠 있습니다.
그대 비운 빈자리에
오늘도 흐드러지게 꽃은 피고
세상은 어제처럼 무심히 돌아가지만
짧아서 더욱 화려하게 타올랐던
삶의 불꽃
우리 마음 갈피 속에서
영원히 꺼지지 않을 겁니다.
글
가시
숨기다가 숨기다가
무심코 튀어나온
아내의 볼멘소리처럼
수줍게 고갤 내민 탱자나무 새순에
저 부드럽고 뾰족한
가시
하나
2012. 3. 3
글
사랑과 믿음
아이들 혼인날 아침 마음 씻고 비는 것은
사랑의 날실과 믿음의 씨실을 엮어
결 고운 비단결 같이 삶을 펼쳐 가라는 것,
안 보면 보고 싶고 보아도 또 보고 싶게
마음의 꽃술 열어 사랑의 꿀 채우거라
큰 그늘 드리우지 않게 눈을 떼지 말거라
몇 억 겁을 헤매다가 청홍실로 묶였는고!
작은 의심 키우다가 인연의 줄 끊지 말고
믿음의 울타리 안에 화락(和樂)한 삶 이루기를……
손잡고 걷는 길에 고개 어찌 없겠는가
남편이 발을 삐면 내 살처럼 아파하며
아내가 넘어지면 등에 업고 가라는 것.
2013.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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