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리스트
글
어느 가을 날
회초리를 놓고서
국화꽃을 들고 간다.
아이들 웃음소리가
하늘빛을 닮은 가을날에
교실 구석엔
아직도 오지 못한 한 아이의 자리
어둠에 묻혀 있고
일찍 들어선 겨울이
군데군데 눈처럼 쌓여
그림자를 만드는데
땡감 맛 논설문을 배울
교과서는 덮어놓자.
꽃물 번져가는 교정의 나무들 꿈꾸는
무지개 빛깔 시 한 수 읊어보자.
국화 향 은은한
시로 닦아낼 수 있는 그늘이
아주 작더라도
한 발짝 먼저 나가지 않으면
어떠리.
아이들 마음이 풍선으로 떠올라서
하늘에 닿을 수 있으면 그만이지…….
2013. 11. 10
글
바다
바다가 어디
깊은 산골 맑은 물만 받아
저리 맑은가?
끊임없이 黃河를 가슴에 품고서도
씻고 또 씻어
바다는 금방 하늘을 닮는다.
2013. 10. 23
글
미소 지킴이
미소가 등불처럼 고여 있는 아내의 입가
수삼 년 꽃 못 피운 동백나무 심고 싶다
미소를 자양분 삼아 꽃잎 활짝 피어나게
어렵게 피어난 꽃 온 계절 지지 않게
작은 내 관심에도 햇살 같은 아내 얼굴
행복한 아내 얼굴에 미소지킴이 되고 싶다.
2013. 10. 20
2013년 <문학사랑> 겨울호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