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돌개

시/제3시집-춤바위 2013. 3. 24. 08:36

외돌개

               -제주 詩抄2

 

누군가 환청처럼 부르는

소리를 따라

서귀포 칠십 리 해안선 길을 걷다가

 

기다림으로

하반신이 닳아버린

외돌개, 그 처절한 외로움을 만나다.

 

삶이 때로는

슬픈 무늬로 아롱질 때도 있지만

동터오는 아침 햇살로 반짝 갤 때도 있으련만

 

외돌개야!

빠지다 만 몇 올 머리카락 신열처럼

바람에 흩날리며,

 

주름진 피부 골골마다

소금기로 엉겨 녹지 않는

진한 통증을 안고

 

먼 바다를 응시하는 눈망울엔

아직도 무지개처럼 영롱한

꿈이 어렸다.

 

외로움을 보석처럼 깎고 다듬어

메마른 가슴에

해당화 한 송이 피울 날을 기다리며

 

갈매기 소리에도 귀를 막고

혼신의 힘을 다해 파도 소리로 부서지는

할머니 옆에

 

나도, 문득

자리를 펴고

하나의 돌이 되고 싶었다.

 

2013. 3. 24

 

 

 

 

posted by 청라

일출봉에서

시/제3시집-춤바위 2013. 3. 23. 08:15

일출봉에서

           - 제주 詩抄1

 

가슴에 담아 가면 됐지

사진은 찍어 무엇 하나

 

성산포는 느긋하게

누워있고

일출봉은 할 말을 참고 있다.

 

파도 소리는 무슨 색깔일까

술에 취하여 바다를 보면

속앓이로 끊임없이 뒤척이는

바다의 마음이 투명하게 보인다.

 

아이들 따라

일출봉에 왔다가

나는 바다와 속이 틔어 친구가 되었다.

 

2013. 3. 23

 

 

posted by 청라

산나리꽃

작시 가곡 2013. 3. 15. 10:45

 

이 노래는 '정 태준'님이 작곡하신 노래입니다.

산 속에 혼자 피어 외로움 속에서도 외로움을 행복으로 삼아 살아가는 산나리꽃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