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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랑과 믿음
아이들 혼인날 아침 마음 씻고 비는 것은
사랑의 날실과 믿음의 씨실을 엮어
결 고운 비단결 같이 삶을 펼쳐 가라는 것,
안 보면 보고 싶고 보아도 또 보고 싶게
마음의 꽃술 열어 사랑의 꿀 채우거라
큰 그늘 드리우지 않게 눈을 떼지 말거라
몇 억 겁을 헤매다가 청홍실로 묶였는고!
작은 의심 키우다가 인연의 줄 끊지 말고
믿음의 울타리 안에 화락(和樂)한 삶 이루기를……
손잡고 걷는 길에 고개 어찌 없겠는가
남편이 발을 삐면 내 살처럼 아파하며
아내가 넘어지면 등에 업고 가라는 것.
2013. 3. 1.
글
부부
나는 언제나
마음의 반을 접어서
아내의 마음 갈피에
끼워놓고 산다.
더듬이처럼 사랑의 촉수를 뻗어
심층 깊은 곳에 숨겨진
한숨의 솜털마저 탐지해 내고
아내의 겨울을 지운다.
어깨동무하고 걸어오면서
아내가 발 틀리면
내가 발을 맞추고
내가 넘어지면 아내가 일으켜주고
천둥 한 번 울지 않은
우리들의 서른다섯 해
사랑하고 살기만도 부족한 삶에
미워할 새가 어디 있으랴.
2013. 2. 19
글
나박김치
설날 아침 떡국 먹다 나박김치 국물에
엄마와 함께 보던 노을빛이 떠올라서
한 수저 남겨놓고서 눈에 이슬 내려라.
2013.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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