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 지킴이

시조 2013. 10. 20. 09:42

미소 지킴이

 

미소가 등불처럼 고여 있는 아내의 입가

수삼 년 꽃 못 피운 동백나무 심고 싶다

미소를 자양분 삼아 꽃잎 활짝 피어나게

 

어렵게 피어난 꽃 온 계절 지지 않게

작은 내 관심에도 햇살 같은 아내 얼굴

행복한 아내 얼굴에 미소지킴이 되고 싶다.

 

2013. 10. 20

 

2013년 <문학사랑> 겨울호

posted by 청라

序詩

시/제3시집-춤바위 2013. 10. 12. 22:30

序詩

 

황토 물에 떠내려가는

母國語

한 조리 일어

내 시를 빚었다.

 

거친 모래밭에 피어난

풀꽃 송이들아

 

반딧불로

불씨를 살려

사람들의 가슴마다

진한 香氣의 모닥불을 피워 주거라.

 

2013. 10. 12

posted by 청라

廢寺의 종

시조 2013. 10. 9. 08:59

의 종

 

-빛 단풍이 타오르는 골짜기에

기와지붕 허물어져 비새는 절 추녀 끝에

썩다 만 조롱박처럼 매달린 종 하나.

 

오랜 세월 울지 못해 울음으로 배부른 종

소쩍새 울음으로 달빛으로 키운 울음

종 벽 속 꿈틀거리는 용암 같은 피울음.

 

이순 넘은 삶의 망치 꽝 하고 두드리면

산사태 몰아치듯 사바까지 넘칠 울음

종 채를 들었다 놨다 가을 해가 기우네.

 

2013. 10. 9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