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리스트
글
폐지 노인
- 시장 풍경4
굽은 허리 웅크린 채
쩔쩔매는 저 할머니,
수퍼 집 박스 하나
몰래 훔쳐 실었다고
손수레 엎어진 채로
노인 하나 혼나고 있다.
아들은 누워있고
며느리는 도망가고
어린 손자 연필 값에
손이 절로 움직여서
백 원 쯤 박스 하나로
만 원어치는 혼나고 있다.
2014년 8월 16일
글
춤바위
나는
영혼의 샘물처럼
맑은 시구 하나 찾아
헤매는 심마니
아무리 험한 골짜기라도
시의 실뿌리 한 올
묻혀 있다면 찾아갑니다.
칡넝쿨 아래 숨은 절터를 찾고
춤바위에 올라
흥겹게 춤추었던 자장율사처럼
반짝이는 한 파람
가슴을 울리는 노래에도
춤바위에 올라가 춤추는 학이 되겠습니다.
평생을 써도 다 못 쓸
산삼밭을 만난다면
끝없이 춤추다가 돌이 되겠습니다.
글
스타킹
은밀한 바위 틈
뱀이 벗어놓은
긴 허물 하나,
올해는
오는 걸 잊었는가!
밤이면 별빛 새는
꾀꼬리 집에
발 벗어 못 오면
신고 오라는
별빛 뽑아 짜놓은
스타킹 하나.
2014. 6. 27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