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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단풍
매미들아 지난여름
한스럽게 울어대더니
잎새마다 진한 멍울
양각으로 찍혔구나
사람들
가슴마다로
옮겨 붙는 저 아픔
글
꽃
거기 있는 것만으로도
너는 세상을 환하게 한다
쓰르라미 울음으로 저물어가는
여름의 황혼 무렵
지다 만 능소화 가지 끝에 피어난
저 진 주황빛 간절한 말 한 마디
바람의 골짜기에
향기로운 웃음을 전하면서
너는
사랑을 잃은 친구의 상처에
새살을 돋게 해준다
보라
깨어진 사금파리처럼
남의 살 찢으려고 날을 세우는 것들
널린 세상에
벌 나비처럼 연약한 사람들을 감싸 안고
젖을 물리듯 자장가 불러 주는
세상의 어머니여!
내생에서는 잠시라도
너처럼
한 송이 꽃으로 피고 싶다
글
어머니가 고향이다
어머니 없는 마을은 고향도 타향 같다
어둔 밤 재 넘을 제 마중 보내 반긴 불빛
된장국 끓이던 향기 잡힐 듯이 그립다
빈 집의 살구꽃은 왜 혼자서 타오르나
돌절구 돌 맷돌은 버려진 채 비를 맞고
노을 녘 부르던 목소리 귀에 쟁쟁 울려온다
어머니 가시던 날 고향도 따라갔나
어린 날 추억들은 밤 새 소리에 아득하다
허전해 돌아가는 발길 어머니가 고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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