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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短歌·1
아침 연못 속을 들여다 보며
곤두벌레처럼
꼰두서는 사랑을 재우며
하나의 요령
열두 사람 상여꾼 상여 소리로
너는 모든 것을 정리하고 있다.
한강에 풍덩풍덩
돌 던지긴가
끊임없는 나의 신호는
한 소절씩 연못 속으로 빠져 들고...
아침의 모든 눈들은
연못 쪽으로 기울어 있다.
글
막차 안에서
막차는 차갑게 식어
어둠에 풀린다.
흙으로 돌아가듯
남은 사람 훌훌 털어버리고
잠잠히 가라앉은 마지막 자유
떠난 사람들이 비운 자리를
혼자 채우고 앉아 있다.
모두 잠든 세상을 홀로 깨어서
마음으로나 들을 수 있는
눈발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환히 뻗어 온 뒷길을 밝혀
어둠 속 낯선 길 한 번 걸어가 볼까
창문에 초침이 멎은
손목이 크게 비치고
긴 밤과 끝없이 싸우는 사내
하얀 얼굴이 보인다.
글
대숲 속에서
淸羅 嚴基昌
세상에서 깨어진 바람으로
대숲으로 와
초록빛 대바람에 살을 섞는다.
藥水처럼 몇 모금
새어 내리는 하늘을 마시고
대나무의 곧은 음성으로 일어선다.
산 뻐국새 울음소리에
아픈 마음 아픈 살 도려내고
세상으로 다시 돌아가야지
대바람소리 앞세우고 가
거리의 모든 어둠을 쓸어 내리라.
밖으로 나가는 통로마다
둥글게 빛이 集中해 오고
빛을 통해서 바라보는 먼 마을엔
남기고 온
사랑하는 사람들.
대나무 뿌리에서 몸을 세운 나의 천둥은
한 올씩 한 올씩 빗질되어 가라앉고
나는
다시 초록빛 갈기 휘날리는 바람
맨발로 맨발로 대밭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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