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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후리
淸羅 嚴基昌
한 개의 줄 끝에 걸리는 바다
거대한 뚝심
어잇차. 어잇차.
가는 실을 타고 들어와
내 허망한 마음 받쳐 주는
그대 사랑의 똑딱선 소리.
그물을 던질 때에
빛나며 가라앉는 우리들의 꿈
눈시리게 투명한 바다의 속살
어둠처럼 막막한 바람기를 옭으면
어잇차, 어잇차,
먼 수평 푸른 달빛 아래
바다의 꼬리에서 이는 하이얀 풍랑.
사람들의 마음마다 풍랑이 울면
한 끝씩 접혀가는 바다의 투지
힘주어 딛고 있는 힘줄이 끊어지며
달빛 아래 퍼덕이는 절망의 바다.
어잇차, 어잇차,
지난 겨울 춤추던 폭풍의 칼날이 눕고
몇 사내가 버리고 간 유언이 빛나고
끌려온 바다는
우리들의 발밑에 헐떡이고 있다.
거대한 뚝심
어잇차. 어잇차.
가는 실을 타고 들어와
내 허망한 마음 받쳐 주는
그대 사랑의 똑딱선 소리.
그물을 던질 때에
빛나며 가라앉는 우리들의 꿈
눈시리게 투명한 바다의 속살
어둠처럼 막막한 바람기를 옭으면
어잇차, 어잇차,
먼 수평 푸른 달빛 아래
바다의 꼬리에서 이는 하이얀 풍랑.
사람들의 마음마다 풍랑이 울면
한 끝씩 접혀가는 바다의 투지
힘주어 딛고 있는 힘줄이 끊어지며
달빛 아래 퍼덕이는 절망의 바다.
어잇차, 어잇차,
지난 겨울 춤추던 폭풍의 칼날이 눕고
몇 사내가 버리고 간 유언이 빛나고
끌려온 바다는
우리들의 발밑에 헐떡이고 있다.
*후리 : 강이나 바다에 넓게 둘러친 후에 그물 양쪽에서 여러 사람이 끌줄을 잡아당겨 물고기를 잡는 큰 그물
글
山村
淸羅 嚴基昌
少女 하나가
징검다리를 건너고 있다.
이른봄 물기 오른
종아리에
흥건히 배어 오르는 경쾌한 리듬
폴짝
포올짝
뛸 때마다
아지랑이처럼 증발하여
산 그림자 속으로 잠적한다.
애동솔 숲에서 우는
꾀꼬리 울음
안개처럼 날리는 산 벚꽃 잎새
풀숲에서 소녀의 리본이 하나
나풀거리며 나풀거리며
놀 젖은 하늘로 날아간다.
징검다리를 건너고 있다.
이른봄 물기 오른
종아리에
흥건히 배어 오르는 경쾌한 리듬
폴짝
포올짝
뛸 때마다
아지랑이처럼 증발하여
산 그림자 속으로 잠적한다.
애동솔 숲에서 우는
꾀꼬리 울음
안개처럼 날리는 산 벚꽃 잎새
풀숲에서 소녀의 리본이 하나
나풀거리며 나풀거리며
놀 젖은 하늘로 날아간다.
글
아침 노을
淸羅 嚴基昌
힘센 새들은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햇살의 바다로 가고
떠나간 새들이 버리고 간
어둠 뒤에서
작은 새야,
너의 울음 너머로 보는 아침 하늘은
깨어지기 쉬운 평화로구나!
산작약 한 송이
지키고 있는 보랏빛 그늘
별그림자 발 담근 옹달샘에
얼비치는
부리가 노오란 노을
노을……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햇살의 바다로 가고
떠나간 새들이 버리고 간
어둠 뒤에서
작은 새야,
너의 울음 너머로 보는 아침 하늘은
깨어지기 쉬운 평화로구나!
산작약 한 송이
지키고 있는 보랏빛 그늘
별그림자 발 담근 옹달샘에
얼비치는
부리가 노오란 노을
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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