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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해黃海
저 빛깔은
타이항산맥의 피부 빛을 닮았을 것이다.
신시도에서 고깃배를 타고 선유도로 가다가 느낀
고달픔의 질감
나는 노새를 타고 황토 고개를 오르는 사람들과
갯냄새로 염장鹽藏된 어민들의 오래 묵은 아픔을 생각했다.
삶이 이리 탁하고 막막한 것은
황하가 끊임없이 토해내는
각혈咯血 때문이다.
산둥성 해안가에 늘어선
공장들처럼
쉬지 않고 쏟아내는 대륙의 피고름
자정自淨의 시계소리 멈춘
황해黃海의 하늘
공동묘지처럼 적막하게 해가 지고 있었다.
글
미라가 된 바다
방조제들이 쇠사슬처럼
바다의 자유를 결박結縛하고 있다.
폐경기의 달거리 빛으로
바다는 노을을 베고 잠들어 있다.
방조제 밖의 물들은 까치발 서서
안쪽의 물들을 보며
격려의 박수를 치고 있지만
먼 바다로 나가지 못하는 소망들이
조금씩 수척해지며
미라가 된 바다.
숨죽은 물결 소리 깨어진 칼날이 되어
새만금의 일몰日沒을 찢고 있었다.
글
바다는 온몸이 아프다
바다의 웃음 속엔 가시가 있다.
수만 년 동안 사람과 함께 해온 어깨동무를 풀고 있다.
후쿠시마라던가, 방사능의 촉수들이 슬금슬금 기어 나와 바다에 멍에를 씌우고, 아프게 하고, 결국은 결별訣別의 손을 흔들게 만든 곳
산리쿠 앞바다는 지금도 죽고 있다.
갈매기들도 악을 쓰고 울지만 마음 놓고 울 힘이 없다.
허리 휜 물고기들이 정상定常으로 보이는 바다, 사람들을 믿었다가 불치의 병을 얻은 바다
바다는 지금 꿈틀거리며 우리 곁을 떠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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