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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바람 하나 있다면
사람 사는 마을은 거기가 다 거기다.
집과 집 사이에
마음이 다니는 길이 있고
울타리에는 덩굴장미가
몇 송이 웃음을 피워 올리고.
귀 열어
한 며칠 살다 보면 알게 되지
마을이라고 다 마을이 아니라는 것을
이웃들 아름다운 이야기만
깃발처럼 펄럭이는 마을엔
공회당 앞 느티나무에 새집도 늘어나고
두엄 냄새 풍기는 이야기만
골목마다 가득한 마을
불 꺼지는 집들이 하나 둘 늘어난다.
바람 하나 있다면
아이들 웃음소리 집집마다 가득 들려오는
그런 마을에 살고 싶다.
서로의 이름에 장미꽃을 피워주는
사랑이 넘쳐나는
그런 나라에 살고 싶다.
2021. 2. 20
글
연서戀書
살짝 만 돌아보오.
한여름 무더위를
후루룩 씻고 지나가는
소나기를 닮은 사람
살포시
웃는 모습이
가을 달을 닮은 사람
2021. 1. 2
글
그리움을 아는 사람은
그리움은
그리운 채로 그냥 남겨두자.
밤하늘 별들이 언제나 아름다운 것은
멀리서 서로 그리워하기 때문이다.
볼 수 없어 신비로움이 살아있기에
반딧불처럼 반짝이는 사랑을
오래 간직할 수 있는 것이다.
정말로 그리움을 아는 사람은
만나자는 말을 참을 줄 아는 사람이다.
만나서 그리움이 깨어지는 순간
우리는 마음속의 보석 하나를 잃는 것이다.
2021.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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