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하나 있다면

카테고리 없음 2021. 2. 20. 10:21

바람 하나 있다면

 

 

사람 사는 마을은 거기가 다 거기다.

 

집과 집 사이에

마음이 다니는 길이 있고

울타리에는 덩굴장미가

몇 송이 웃음을 피워 올리고.

 

귀 열어

한 며칠 살다 보면 알게 되지

마을이라고 다 마을이 아니라는 것을

 

이웃들 아름다운 이야기만

깃발처럼 펄럭이는 마을엔

공회당 앞 느티나무에 새집도 늘어나고

 

두엄 냄새 풍기는 이야기만

골목마다 가득한 마을

불 꺼지는 집들이 하나 둘 늘어난다.

 

바람 하나 있다면

아이들 웃음소리 집집마다 가득 들려오는

그런 마을에 살고 싶다.

 

서로의 이름에 장미꽃을 피워주는

사랑이 넘쳐나는

그런 나라에 살고 싶다.

 

 

 

2021. 2. 20

 

posted by 청라

연서戀書

카테고리 없음 2021. 2. 3. 09:31

연서戀書

 

 

살짝 만 돌아보오.

 

한여름 무더위를

후루룩 씻고 지나가는

소나기를 닮은 사람

 

살포시

웃는 모습이

가을 달을 닮은 사람

 

 

2021. 1. 2

posted by 청라

그리움을 아는 사람은

 

 

그리움은

그리운 채로 그냥 남겨두자.

밤하늘 별들이 언제나 아름다운 것은

멀리서 서로 그리워하기 때문이다.

볼 수 없어 신비로움이 살아있기에

반딧불처럼 반짝이는 사랑을

오래 간직할 수 있는 것이다.

정말로 그리움을 아는 사람은

만나자는 말을 참을 줄 아는 사람이다.

만나서 그리움이 깨어지는 순간

우리는 마음속의 보석 하나를 잃는 것이다. 

 

2021. 1. 30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