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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5월 산행
산은 한사코
나를 반겨 손을 흔들고
안개는 품을 벌려
감싸 안으려 한다
찔레꽃 향기가 불러서 왔는데
세상의 근심 말끔히 살라주는
초록빛 불길
느닷없는 뻐꾸기 소리에
딸꾹질하는 산
풀썩이는 송홧가루
글
밝은 빛이 되고 싶다
도화지 보면 행복해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어
도화지는 하얗게 비어있어서
마음대로 꿈을
설계할 수 있다
때로는 나도
여백이 많은 도화지가 되고 싶다
누군가 괴로울 때
그 아픔을 감싸주는 포근한 공간이
되고 싶다
비탈진 세상 걸어갈 때
의지할 수 있는 지팡이처럼
아주 막막할 것 같은
당신의 삶에
밝은 빛이 되고 싶다
글
보길도에서 손을 흔들다
마지막 배는 떠나가고
포구는 적막에 젖는다
이별이 숙명이라면
기쁘게 손을 흔들자
깊게 들이마셨다 내뱉는
담배연기처럼
외로움을 즐기자
안개는 눈물인 듯 섬을 채우려 하고
가로등 하나 한사코
절망을 벗겨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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