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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시인이라 미안해요
노래하는 사람들 아픔은
다 노래가 되어
세상사람 가슴마다 꽃으로 피는데
당신을 위한 나의 눈물은
시가 되어도 마음마다 스며들지 못합니다
시인이라 미안해요
그 사람 사부곡思婦曲엔 온 나라가 울지만
총명하던 당신 눈망울에도
옥경이처럼 빛이 점점 꺼져 가는데
시인이라 미안해요
외쳐도 외쳐도 귀를 여는 사람 없구료
혼자 쓸쓸히 사그라드는 당신을 보며
시인의 아픔은 나눠도 반이 아니라
쪼갤수록 더욱 커지는 멍울입니다
글
찻잔 속의 태풍
연꽃은 부처님 미소
궁남지에 가득한 햇살
마음의 귀를 열면
먼 절 목탁소린들 듣지 못하랴
당신은 그냥 당신인데
찻잔 속에 담긴 태풍인양
손톱만 한 일탈에도 나는 늘
전전긍긍이다
고란사 쪽으로 손을 모은다
불은佛恩은 닿지 않는 곳이 없지만
마음을 닫아놓으면 이를 수가 없다
글
배롱꽃 피는 저녁
당신의 더듬이가 내 마음을 쓰다듬다 가도
사랑보다 연민이
배롱꽃으로 피어나는 저녁
냉미역국처럼 새콤달콤한 탈출구를 찾으려고
바다 곁에 사는 선배에게 전화를 걸다가
부음만 확인했다
올여름 더위는 물엿처럼 끈적끈적하다
떼창으로 악쓰는 매미소리 한 줄금
헛바퀴만 굴리다 가고
날마다 창의적으로 개발하는
당신의 말썽에 파김치가 되어
일찍 뜨는 별 하나도 귀찮은 저녁
날 위로한다고 조롱조롱 피어나는
배롱꽃 빨간 꽃잎에
낮 더위만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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