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리스트
시조/제3시조집에 해당되는 글 52건
글
기다림
배롱 꽃에 늦더위가
빨갛게 타는 오후
서둘러 식혀주는
한 줄금 매미 소리
앞 뜰엔
능금 알처럼
기다림이 익는다
글
섣달 귀향
겨울밤 내 고향은 함박눈으로 반겨주네
설레는 잠속에서 나뭇가지 꺾이는 소리
온 밤 내 잠들다 깨다 어린 날로 돌아가네
아침에 문을 열면 우렁우렁 일어서서
눈꽃에 몸을 씻는 산바람 골물 소리
철승산 큰 품을 열어 포근하게 감싸주네
옛날을 그려보니 안 먹어도 배부른데
골목길 담 벽마다 쟁쟁한 어머니 음성
정들은 사람은 갔어도 마음 쉴 곳 여기네
글
홍매
허공 한 점에
은밀한 초경처럼
진홍빛 설렘이
살며시 벙글더니
봄 어서
오라는 손짓
하늘 가득 저 환희
글
금둔사 납월매
사랑을
받아봐야
사랑 주는 법도 안다
금둔사 납월매는
지허스님 숨결로 커
매화야
정 담아 부르면
섣달에도 마음을 연다
햐아 이 맛에
중노릇을 하는기라
정 주듯
목탁소리 울림으로
피운 매화
참 도는
아득하지만
가슴마다 법열法悅이 인다
글
마음이 허전한 날
마음이 허전한 날
태화산 계곡에 가
물소리로 몸을 닦고
별빛으로 혼을 씻어
한 송이 산나리 꽃으로
노닐다가 오리라
글
애국지사 묘역에서
아 저기 창공에다 목소리를 달고 싶다
만주 벌판 말 달리며 나라 위해 몸 바치던
선조들 온몸으로 외친 그 기도를 올리고 싶다
피 흘리는 가슴 속에 꼭꼭 숨겨 간직했던
평화의 흰 바탕에 꿈틀대는 청홍 태극
온 세계 용틀임하는 그 자랑을 달고 싶다
글
삼월
목련이 허공위에
첫정을 붉힌 것은
당신을 향한 마음
남몰래 부풀리다
이제는
참지 못하고
터졌다는 고백이다
글
가을 산
시든 몸 빛바랜 얼굴
저리 고울 리가 없다
한여름 모진 신열
용암처럼 들끓다가
갈바람
서리로 식혀
아우성을 놓는 자태
글
경고
있을 때 이 말 하고
없을 땐 저 말 하고
수시로 말 바꾸어
세상을 희롱하면
언젠가 큰 코 다치리
큰 일 하는 사람들아
글
단풍
매미들아 지난여름
한스럽게 울어대더니
잎새마다 진한 멍울
양각으로 찍혔구나
사람들
가슴마다로
옮겨 붙는 저 아픔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