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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제3시조집에 해당되는 글 50건
글
홍매
허공 한 점에
은밀한 초경처럼
진홍빛 설렘이
살며시 벙글더니
봄 어서
오라는 손짓
하늘 가득 저 환희
글
금둔사 납월매
사랑을
받아봐야
사랑 주는 법도 안다
금둔사 납월매는
지허스님 숨결로 커
매화야
정 담아 부르면
섣달에도 마음을 연다
햐아 이 맛에
중노릇을 하는기라
정 주듯
목탁소리 울림으로
피운 매화
참 도는
아득하지만
가슴마다 법열法悅이 인다
글
마음이 허전한 날
마음이 허전한 날
태화산 계곡에 가
물소리로 몸을 닦고
별빛으로 혼을 씻어
한 송이 산나리 꽃으로
노닐다가 오리라
글
애국지사 묘역에서
아 저기 창공에다 목소리를 달고 싶다
만주 벌판 말 달리며 나라 위해 몸 바치던
선조들 온몸으로 외친 그 기도를 올리고 싶다
피 흘리는 가슴 속에 꼭꼭 숨겨 간직했던
평화의 흰 바탕에 꿈틀대는 청홍 태극
온 세계 용틀임하는 그 자랑을 달고 싶다
글
삼월
목련이 허공위에
첫정을 붉힌 것은
당신을 향한 마음
남몰래 부풀리다
이제는
참지 못하고
터졌다는 고백이다
글
가을 산
시든 몸 빛바랜 얼굴
저리 고울 리가 없다
한여름 모진 신열
용암처럼 들끓다가
갈바람
서리로 식혀
아우성을 놓는 자태
글
경고
있을 때 이 말 하고
없을 땐 저 말 하고
수시로 말 바꾸어
세상을 희롱하면
언젠가 큰 코 다치리
큰 일 하는 사람들아
글
단풍
매미들아 지난여름
한스럽게 울어대더니
잎새마다 진한 멍울
양각으로 찍혔구나
사람들
가슴마다로
옮겨 붙는 저 아픔
글
어머니가 고향이다
어머니 없는 마을은 고향도 타향 같다
어둔 밤 재 넘을 제 마중 보내 반긴 불빛
된장국 끓이던 향기 잡힐 듯이 그립다
빈 집의 살구꽃은 왜 혼자서 타오르나
돌절구 돌 맷돌은 버려진 채 비를 맞고
노을 녘 부르던 목소리 귀에 쟁쟁 울려온다
어머니 가시던 날 고향도 따라갔나
어린 날 추억들은 밤 새 소리에 아득하다
허전해 돌아가는 발길 어머니가 고향이다
글
물 위에 쓴 편지
물오리 한숨 풀어
물 위에 편지를 쓴다
썼다 지운 이야기는
꽃잎으로 떠도는가
옛날은 희미해지고
향기만 가득 풍겨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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