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신送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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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저녁 좋은 사람과

복 지느러미 정종 한 잔 마셨습니다.

가슴에 가득 찼던 겨울바람도

안에서부터 따뜻해졌습니다.

술 한 모금 속에 담긴 복 지느러미 싸한 향기가

말초신경 끝에서 반짝 등을 켜들 때

좋은 사람아

빛의 산란散亂 속에서 춤추며 쌓이는 눈은

당신을 좀 더 잡고 싶은 내 마음입니다.

 

 

2016. 12. 30

<대전문학>75(2017년 봄호)

posted by 청라

이별

이별

 

 

사랑이 깨어지는 날

눈물 쏟아 무엇 하나

 

햇살 웃음 머금고서

손부채 내저으니

 

그 사람 떠난 자리에

꽃향기만 남았네.

 

 

2016. 12. 28

posted by 청라

솔숲에서

솔숲에서

 

 

한 나무 가지에 황혼이 오면

물색모르는 나무들은 박수를 친다.

햇살 향해 오르는 발걸음

가벼워진다고

 

나무들은 알고 있을까

 

한 나무가 아프면

모든 나무가 아프고

모든 나무가 아프면

곧 숲이 황폐해진다는 것을.

 

파란 속삭임으로

손잡고 서있던 나무가 넘어질 때

너털웃음 웃으며

송화를 더 많이 피워 올리는 나무들아

 

숲에 해가 기울기 시작했으니

너희들의 황혼도 멀지 않았다.

 

 

2016. 12. 27

문학저널163(20176월호)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