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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일주문一株門에 기대어서
내 몸의 반은
사바에 걸치고
나머지 반쪽은
불계佛界에 들여놓고
일주문一株門에 기대어서
목탁소리 듣다가 보면
꽃이 지는 의미를 알 듯도 하다.
속세의 짐을 문 앞에 내려놓고
향내 따라 들어오라고
풍경소리 마중 왔지만
비우고 비워도
투명한 바람이 될 수 없는
업연業緣의 질긴 끈이여!
별이 내릴 때까지 흔들리다가
나는 양쪽으로 발 걸친
일주문 기둥이 되어버렸다.
2015. 8. 15
<동서문학>2015년 겨울호
글
모란
모란꽃 모든 귀들은
법당 쪽으로만 기울어 있다.
불경소릴 들으려고
깃 세워 퍼덕이던
一念이 영글어 터진
저 간절한 날갯짓
글
原點에서
한 알의 죽음 곁에서
푸른 하늘을 향해 힘차게 날아간
한 알의
또 다른 비둘기가
죽음의 문턱에서 되돌아왔다.
비둘기의 날개가 햇살의 鍵盤을 두드리며
높은 옥타브로 치솟던 하늘 밑에서
하나의 알은
처절한 침묵으로 변해 있었다.
처음과 끝이
몽롱한 안개처럼 누워있는
원점에서의 해후
빛나는 履歷들도 어둠이 된 空의 바다에서
부리를 닦는다.
입동의 하늘 끝 눈발이 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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