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리스트
글
속울음으로 곡을 하다
- 엄기환 화백의 죽음을 슬퍼하며
부음訃音은 안개처럼
내 마음을 헝클어놓았다.
사는 것
하나하나가
그림 같던
멋진 아우
고향에 아우가 있어
해질 무렵엔 가고팠는데......
붓질 한 획마다
살아나던 눈부신 세상
층암절벽
왕소나무
천 길 폭포
물소리
그림을 그리다 말고
왜 그리 서둘러 가셨는고.
2014. 11. 8
글
퇴임退任 이후
한 삶에서
벗어나 다른 삶으로 건너가기는
이웃마을 마실가듯
편한 일은 아니다.
익숙한 옷들을 벗고
눈발 아래 서는 일이다.
남의 눈에
띄지 않게 밤으로만 비틀거리며
지난 세월 실을 뽑아
새 날의 그물을 짜며
또 한 발
못 가본 바다에
생生의 기旗를 세운다.
2014. 11. 2
글
낮달
가을비가 씻어놓은
아가의 뽀얀 볼에
엄마가 일 나가면서
뽀뽀뽀 하고 갔는가,
잠든 채
찍어놓다가
일그러진 입술 자국.
햇살이 눈부셔도
방긋 웃는 아가 얼굴
초록별 이야기를
가슴 가득 품고 있네.
비단강
노를 저어서
어디 멀리 가고 있나.
2014. 10. 24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