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바위

시/제3시집-춤바위 2014. 7. 25. 10:13

춤바위

 

나는

영혼의 샘물처럼

맑은 시구 하나 찾아

헤매는 심마니

 

아무리 험한 골짜기라도

시의 실뿌리 한 올

묻혀 있다면 찾아갑니다.

 

칡넝쿨 아래 숨은 절터를 찾고

춤바위에 올라

흥겹게 춤추었던 자장율사처럼

 

반짝이는 한 파람

가슴을 울리는 노래에도

춤바위에 올라가 춤추는 학이 되겠습니다.

 

평생을 써도 다 못 쓸

산삼밭을 만난다면

끝없이 춤추다가 돌이 되겠습니다.

posted by 청라

스타킹

시/제3시집-춤바위 2014. 6. 27. 21:28

스타킹

 

 

은밀한 바위 틈

뱀이 벗어놓은

긴 허물 하나,

 

올해는

오는 걸 잊었는가!

밤이면 별빛 새는

꾀꼬리 집에

 

발 벗어 못 오면

신고 오라는

별빛 뽑아 짜놓은

스타킹 하나.

 

2014. 6. 27

posted by 청라

시/제3시집-춤바위 2014. 6. 10. 20:18

 

걷다 보면 길은

언젠가 끝나기 마련이네.

 

돌아보면 나의 길은

참으로 아름다운 길이었어.

 

예쁜 꽃들이 언제나

건강하게 웃어주었고

 

상큼한 바람들이

내가 뿌려주는 물 더 촉촉하게 적셔 주었지.

 

씨 뿌리고 거름 주는 일

신나는 일이었네.

 

나무들이 자라서 숲을 이루고

어두운 세상

한 등 한 등 밝히는 일 신나는 일이었네.

 

내 길이 끝나는 곳에 솔뫼가 있고

솔 꽃들아!

너희들의 향기 속에서 닻을 내리니 행복하구나.

 

다시 태어나도 나는

이 길을 걷고 싶네.

 

때로는 바람 불고 눈보라도 날렸지만

이 길은 내게 천상의 길이었네.

 

2014. 5. 22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