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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운동화
소 뜯기러 뒷산에 갔다 놀란 소 때문에 새신 찢어먹고
가슴이 콩닥콩닥 얼굴은 화끈화끈 쇠줄 집어던지고 산등성이 왔다 갔다
죄없는 등걸 발길로 차며 벼락같이 소리도 지르다가 해 다 기울도록 산 못
내려오는데, 마중 나온 아버지 보고도 못 본 척하고
댓돌에 운동화 한 쌍, 눈물 왈칵 쏟게 하던 아침 등굣길.
2014. 11. 29
글
낙화2
아름답게
이별하고 있다.
진종일 지는 벚꽃잎들은
찰나를 불태우고서
바람에 날개 달아
가볍게 날아 떠나는
저 분분한
이별
이별......
2014. 11. 26
글
속울음으로 곡을 하다
- 엄기환 화백의 죽음을 슬퍼하며
부음訃音은 안개처럼
내 마음을 헝클어놓았다.
사는 것
하나하나가
그림 같던
멋진 아우
고향에 아우가 있어
해질 무렵엔 가고팠는데......
붓질 한 획마다
살아나던 눈부신 세상
층암절벽
왕소나무
천 길 폭포
물소리
그림을 그리다 말고
왜 그리 서둘러 가셨는고.
2014.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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