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

시조 2014. 11. 29. 16:13

운동화


소 뜯기러 뒷산에 갔다 놀란 소 때문에 새신 찢어먹고

가슴이 콩닥콩닥 얼굴은 화끈화끈  쇠줄 집어던지고 산등성이 왔다 갔다

죄없는 등걸 발길로 차며 벼락같이 소리도 지르다가 해 다 기울도록 산 못

내려오는데, 마중 나온 아버지 보고도 못 본 척하고

댓돌에 운동화 한 쌍, 눈물 왈칵 쏟게 하던 아침 등굣길.



2014. 11. 29

posted by 청라

낙화2

시조 2014. 11. 26. 14:32

낙화2

 

아름답게

이별하고 있다.

진종일 지는 벚꽃잎들은

 

찰나를 불태우고서

바람에 날개 달아

 

가볍게 날아 떠나는

저 분분한

이별

이별......

 

2014. 11. 26

posted by 청라
속울음으로 곡을 하다
         - 엄기환 화백의 죽음을 슬퍼하며


부음訃音은 안개처럼
내 마음을 헝클어놓았다.

사는 것 
하나하나가
그림 같던
멋진 아우

고향에 아우가 있어
해질 무렵엔 가고팠는데......

붓질 한 획마다
살아나던 눈부신 세상

층암절벽
왕소나무
천 길 폭포
물소리

그림을 그리다 말고
왜 그리 서둘러 가셨는고.


2014. 11. 8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