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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주홍 발찌
솔처럼 살겠노라
황사 짙은 세상에도
심충 모래밭에
난초 한 촉 심어놓고
어둠의 중심을 향해
꽃등 하나 켜들려 했지.
청청한 내 생生 위에
벌레 하나 숨어 커서
깊은 산골 물소리로
닦아내지 못한 얼룩
진주홍 지워지지 않을
발찌 하나 채운다.
2015, 1, 6
글
사는 것 우울할 때
-시장 풍경2
사는 것 우울할 때
시장 길 걸어본다.
상품권 몇 장을
주머니에 찔러 넣고
흥 넘친 호객 소리에
온 몸을 묻어본다.
머리 고기 한 점에
막걸리 한 사발 들이켜고
알록달록 모자 하나
삐뚜름히 사서 쓰고
갈지자걸음 걸으면
흥청거리는 장마당.
엊그제 백화점에서
못 산 그 옷 사서 입고
고등어 한 손을
왼 손에 묶어 들면
근심들 말끔히 지워져
어깨춤이 절로 이네.
글
중앙시장에서
-시장 풍경1
삶은
상점마다
색색으로 꽃을 피웠다.
꺾여지고
다시 피는
억척스런
사연들이
점멸등 깜빡거리듯
교차되는 중앙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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