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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생명의 선
고속도로에서
신나게 달리는 콧노래 속으로
잠자리 한 마리 날아든다.
저리가저리가저리가저리가저리가저리가저리가저리가
내 비명에 부딪혀 추락하는
작은 몸뚱아리
도망가도 도망가도
유리창에 붙어 따라오는
잠자리의 단말마
유월의 초록빛 산하가
피에 젖는다.
내가 끊어놓은 생명의 선이
바람도 없는데 위잉 위잉 울고 있다.
2014. 5. 27
글
사랑싸움
사랑싸움에선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더 많이 진다.
아내와의 싸움엔
내가 늘 진다.
싸움도 꽃이라면
우리 화원엔
지는 꽃 빛깔이 더 찬란하다.
2014. 5. 20
글
심청이 연꽃으로 피어오르듯
심청이 인당수에서
꽃으로 지듯
세월호에 갇힌 넋들 꽃비 오듯 지던 날은
심 봉사 온몸으로 울던
몸부림처럼
바다도 하루 종일 웅얼거렸다.
소금보다 짠 사람들의 눈물을 모아
자다가 소스라쳐 울부짖는
애비 에미의 아픔을 모아
용왕님께 빈다면
심청이
연꽃으로 피어오르듯
한 송이씩 해말간 얼굴들
“엄마” 부르며 피어나서
진도 옆 온 바다가
온통 연꽃으로 물들어 출렁였으면 좋겠네.
오늘 아침 대한 사람들 모두
심 봉사 눈 번쩍 뜨고
손뼉 치며 일어나듯
“와!!!!!!!”
하는 함성으로 강산이 무너졌으면 좋겠네.
2014.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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