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철쭉

 

산철쭉

산철쭉

가지마다

점점이

밝혀든 꽃등


봄바람에 묻어나는

진분홍 옛 이야기


고향을 잊지 말라는 어머님의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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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목련

 

백목련

옥양목 치마 저고리

장롱 속에 묻어 놓고


겨우내

설레임을

가꿔오신 어머님


봄 오자

곱게 차려입고

봄나들이 나오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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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신

― 思母 十題 3

화톳불 연기가

밤 새 울음소리 지우고 있다.


사잣밥상 아래

백목련 꽃 두어 이파리

어머님이 벗어 던진 이승의 신발


까맣게 지워진 세상이라

더욱 하이얀

한 켤레

적막을 신고

나의 유년시절은 떠나고 있다.


벗겨도 벗겨도 추억의 껍질 남아 있는

고향집 뜰에

오늘도 내 어린 날 살구꽃은 지는데


어느새 이만큼 걸어와 뒤돌아보는

지명(知命)의 내 머리칼에

거뭇거뭇 남아 있는 어리광 싣고 가려고

밤 새 울음소리 지워진 세상

어머님 고무신

더욱 하얗게 빛나고 있다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