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情)

 

정(情)

가난해도

웃음소리가 늘 담을 넘어오는 집은

앞마당에 햇살이 더 오래 머물고


햇살이 달궈놓은 울타리 틈틈마다

호박처럼 사랑이

더 실하게

여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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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

 

대추

초록빛 그늘 뒤에 숨어

한여름 햇살 받아


단 맛으로 달구어져

부리부리 익은 사랑


정염은 두 볼에 와서

모닥불을 피웠다.

posted by 청라
 

소수서원(紹修書院)에서

소나무들도

풍류를 알아

개성 있게 들 마주 섰다.


균열(龜裂)진 껍질마다

옛 목소리 어리었다.


여름날

오후의 정적을

매미소리 파도친다.


다 가고 없는 정자에

서린

뜬구름 그림자여


부석사 종소리가

물소리에 녹아 있어


세월만

흘러간 뜰에

붉은 꽃은 또 피어났네.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