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안수

― 思母 十題 8

어머님 무덤가에 맺힌

이슬 한 방울


찢어진 문틈으로 보던

정안수 한 대접


살아가는 내 길가에 가시덤불

날 선 그믐달로 떠올라 베어주던

어머님 창백한 손


저승에서도 눈물로 비는 마음

풀끝에 띄워 올린

이슬 한 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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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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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밭머리

밀려오는

초록 바람


매미소리 피워내는

상수리나무 수풀


어머님 환한 미소에 한여름이 물결치다.



다 해진 광목치마

바람 새는

베저고리


헝클어진 머리칼에

윤기는 식었어도


포근한 그 눈빛 속에 고향 마음 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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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술 치마

 

요술 치마

봄 냄새 은은한

어머님 앞치마엔


취나물

도라지

고사리

나물 사이


찔레도 삘기도 숨어

무진무진 솟아났지.


모깃불 향내 속에

멍석 펴고 드러누워


어머님

치마 덮고

밤하늘

별을 보면


따스한 옛날 얘기에

잠이 살풋 들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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