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비명

영산홍꽃 피어나는

출근길

계룡로


문득 차 밑에

깔려드는 고양이


달아나는 차창으로

쫓아오는

야옹 야옹 야아-옹

posted by 청라

강변 야영

 

강변 야영

강물은 그저

헐떡이고만 있었다.


키 큰 미루나무 가지 사이

거미줄 속엔

강물의 핏빛 울음만 걸려 있었다.


어두워가는 울음의 늪에 와서

별들은

쏟아지기만 하고

맑게 웃는 낯빛으로 올라가지 못했다.


강변 풀밭에 누워

귀를 기울이면


뜸봉샘 가에 아직 살아 있다는

내 어릴적

따오기 울음 한 파람 건질 수 없고


검게 썩은 물빛 문둥이처럼

강의 신음소리

밤새 내 꿈밭으로 흘러들어


개똥불 한 등 밝힐 수 없었네

강물처럼 밤새도록

뒤척이고만 있었네.

posted by 청라

청양 개구리

 

제3부

자연의 비명 소리



오늘 개구리 그림자 사라지고

내일 참새 그림자 사라지고

글피에는 물고기 그림자 사라지고

비어 가는 세상

사람들만 남는 세상….


청양 개구리

열려진 차창 틈으로

섬광처럼

개구리 울음 하나 지나갔다.


별똥별처럼

타버리고 다시는 반짝이지 않았다.


칠갑산 큰 어둠은

돌 틈마다 풀꽃으로

개구리 울음 품고 있지만


기침소리 하나에도 화들짝 놀라

가슴을 닫았다.


차창을 더 크게 열어봤지만

청양을 다 지나도록 청양 개구리

꼭꼭 숨어 머리카락 하나 내비치지 않았다.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