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의 눈

 

아파트의 눈

수만의 벌떼다.

날아올라 꽃을 찾다


시멘트벽에 부딪혀

더러는 눈물 되고


솔잎에 내려와 앉아

순백의 넋으로 핀다.

posted by 청라

멧새

 

멧새

한 그루 남아있는

측백나무 위에

멧새가 날아와 울고 있다.


멧새 울음으로 화안해진

내 뜰, 영산홍 꽃가지 위로

산 속 이야기들이

방울방울 피어난다.


도시의 비명들이

담 밖에서

고개를 길게 빼고 넘겨다 보다 달아난다.


살아있는 숨결로 들어선

초록빛 평화


멧새의 작은 그림자 뒤에서

거대하게 일어서는

posted by 청라

여백

 

여백

벽을 비워 놓았더니

산이 들어와 앉아 있다.


꽃향기

골물 소리

집안 가득 피어난다.


채우고 채워진 세상

하나 비워 얻은 평화…….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