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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대전(大田)
계룡산 산자락 아래
늘 넉넉한 마음으로
순하디순한 사람들 모여 사는 곳
백제의 순결이 핏줄마다 남아 있어서
양남(兩南)에서 올라오는 억센 바람도
한밭에서 닦여지면
지순한 목소리가 된다.
금강 물도 여기 와서는
낮은 음성으로 흘러가지만
낮은 곳에서 빛처럼 일어서서
무너지지 않는 큰 힘이여!
가슴 넓은 사람끼리 어깨동무하고
우리 이웃들을 서로 아끼며
골목마다 웃음소리 넘쳐나게 하자.
글
하회탈
이노옴
호령하면 입 꼬리에
미소 일어
봄 호수에 물결 지듯
이랑이랑
번지더니
하회탈
온 얼굴 가득
햇살웃음 익었다.
지워도
날이 서는 아픔을
다독이며
질펀한 농마당엔
신분도
수유인걸
한 세상
흥타령으로
슬픔 맑게 씻은 얼굴.
글
조선 소나무
등 굽혀
팔을 벌려
새 둥지 품에 안고
골물소리 모아다가
산 정기를 빚어내어
청청한
저 목소리로
산을 지키는 어머니.
절벽에
휘늘어져
인간을 굽어보며
하늘 음성 모아다가
발밑에 지란을 길러
산 마음
바람에 실어
물 아래 마을로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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