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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도시의 소나무
찢어진 살갗에서
중금속 피가 흘렀다.
머리를 빗으면
오존 비듬이 떨어졌다.
푸르던 그 머릿결에
노릇노릇 돋는 몸살.
푸른 산 바라보며
솔바람 불러 봐도
구름처럼 일어나는
회색 안개뿐이구나.
아무리 손을 뻗어도
멀어지는 산의 마음.
글
비명
영산홍꽃 피어나는
출근길
계룡로
문득 차 밑에
깔려드는 고양이
달아나는 차창으로
쫓아오는
야옹 야옹 야아-옹
글
강변 야영
강물은 그저
헐떡이고만 있었다.
키 큰 미루나무 가지 사이
거미줄 속엔
강물의 핏빛 울음만 걸려 있었다.
어두워가는 울음의 늪에 와서
별들은
쏟아지기만 하고
맑게 웃는 낯빛으로 올라가지 못했다.
강변 풀밭에 누워
귀를 기울이면
뜸봉샘 가에 아직 살아 있다는
내 어릴적
따오기 울음 한 파람 건질 수 없고
검게 썩은 물빛 문둥이처럼
강의 신음소리
밤새 내 꿈밭으로 흘러들어
개똥불 한 등 밝힐 수 없었네
강물처럼 밤새도록
뒤척이고만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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