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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9.13 소쩍새 우는 사연
- 2024.08.21 제비 나라
- 2024.08.17 전언傳言
- 2024.08.14 혼자 사는 친구에게
- 2024.08.02 하일夏日 점묘點描 2
- 2024.07.11 늙은 투사의 저녁 술자리
- 2024.07.07 가을하늘
- 2024.07.04 산문에서 보면
- 2024.07.02 텃새 물오리의 하루
- 2024.06.22 또 한 해를 보내며
글
소쩍새 우는 사연
달빛이 비운 산을 노래로 채우는 새
소쩍쿵 소쩍소쩍 온밤 내내 들끓다가
정념이 흘러넘쳐서 초록이 더욱 깊다
슬픔도 길들이면 기쁨으로 피는 것을
오뉴월 소쩍새처럼 흥타령 살다 가세
온 세상 아픈 일들도 큰 박수로 닦아내세
글
제비 나라
말 한 마디 뿌려지면 살판났다 지지배배
옳고 그름 제쳐두고 꼴리는 대로 지지배배
인구는 줄어가는데 소음들로 꽉 찬 세상
글
전언傳言
된서리 고된 날도
아비는 늘 푸르다
세상의 모진 바람
웃음으로 싸안으며
닥쳐 올
겨울 눈보라
큰 산처럼 막아선다
힘들 때 아비 등은
기대라고 열려있다
머리가 좀 컸다고
혼자 아파 하지 마라
언제나
손 보태주라고
아비가 있는 게다
글
혼자 사는 친구에게
사람 사는 세상은 어디나 다 똑같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해서
평생을 등 기대고 부대끼며 살다가
나들이 끝내고 돌아가는 것
손 흔드는 뒷모습 허전하지 않게
씨앗 몇 알갱이 떨어뜨리고
큰 나무로 자라게 거름이나 주면서
싸우며 사는 것이 참 인생이라는 것
아이들 많은 집안은 가난해도 부자이다
자식들 꿈들은 모두 다 내 재산이다
허공 높이 소망을 연처럼 띄워놓고
하늘까지 오르도록 줄 함께 잡고 버티다 보니
이제 나는 알겠다
기르는 게 두려워 외롭게 사는 것보다
날마다 전쟁이라도
웃을 일 풍성한 게 행복이라는 걸
글
하일夏日 점묘點描
매미소리 한 줄금
골목을 쓸고 간 후
배롱나무 가지에 타오르는
늦더위 송이송이
아이들 웃음소리 사라진
마을회관 공터에는
고추잠자리만 하루 종일 맴돌다 간다
소 울음 닭소리도 잦아든 지 오래
노인 하나 산으로 가면 한 집씩
사립문 닫히는 마을
봉숭아꽃 몇 번을 피었다 져도
금줄 걸린 집 하나 찾을 수 없고
접동새 흐느낌만
어둠처럼 내리고 있다
글
늙은 투사의 저녁 술자리
친구들 더러는 여의도에 가고
모두들 한 자리씩 차지하고 앉아
신문마다 이름들 반짝반짝 빛나는 저녁
혼자 앉아 김치 안주로
소주 몇 잔 꺾고 돌아앉는 어둠에
푸념처럼 슬그머니 떠오르는
벼린 초승달
무엇을 이루려고 젊은 날을 불살랐는지
권력놀음에 취해
서로에게 총질하는 서글픈 창문 너머로
삭막해진 산하를
그래도 촉촉하게 붙잡아주는 개구리 소리
글
가을하늘
코스모스 피었는데
세상은 어둡구나
잠자리 도망치듯
끝없이 올라간다
인세人世에 도道가 없으니
하늘이라도 맑아야지
글
산문에서 보면
속세에
물린 사람
향 피우러 올라가고
풍경 소리로 씻은 사람
말씀 들고 내려오고
오가다
서로 마주쳐
나리꽃으로 피어나고
글
텃새 물오리의 하루
살포시 두 발 저어 엄마 얼굴 그려보고
북쪽 나라 어디쯤 있을 친구들도 그려보고
온종일 그린 그리움 마구마구 지워보고
글
또 한 해를 보내며
제야의 종소리가
가슴을 때리누나
이뤄 놓은 것도 없이
또 한 해가 흘러갔네
올해는
후회 않으리
청홍꿈을 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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