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리스트
글
산나리꽃3
못나서
숨어 피는 건 아니다.
산의 적막이 익을 대로 익어
폭죽처럼 터질 때에도
네 웃음은
새벽에 눈뜨는 별을 닮았다.
재촉할 줄도 모르고
불평할 줄도 모르는
그냥 서서 반짝일 줄만 아는 사람.
어떻게 산은 그렇게도
진한 사랑을
남모르게 배어서 키워 왔을까.
산의 마음 가장 안쪽에서
네가 부르면
내 삶의 등에 반짝 불이 켜진다.
2017년 8월 11일
글
산울림이야
초록이 눈 시린 날
고향 산에 가면
꿈결인 듯 울려오는
따오기 소리
아, 산울림이야
노을이 꽃물 드는
회재 넘을 때
금방 오마 던지고 간
새빨간 그 말
아, 산울림이야
2017년 8월 5일
글
꽃과 나비
깨어진 보도블록 사이에
뽀얀 새살이 돋아났다.
민들레 볼을 비벼
보조개처럼 피워낸
하얀 꽃 한 송이
자동차 경적소리
칼날 휘두르며 지나가도
나비는 꿈쩍도 않고 앉아있다.
가녀린 꽃과
나비 날개가 감싸 안은
세상의 흉한 상처
2017년 7월 29일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