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숍에서

 

커피숍에서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걸어온 길을 돌아가 본다.

 

커피 향 속에는

그리움이 녹아있다.

 

손잡고 멀리 걸어왔다고 생각했지만

돌아서니

참으로 덧없는 세월

 

몇 번씩 우려낸 녹차 맛처럼

우리의 사랑은

밍밍해지고 말았는가.

 

돌아온다는 당신의 말은

내 일기장에 쌓이고 쌓여

낙엽처럼 뒹굴고 있다.

 

처음 만났던 그 커피숍에서

혼자 커피를 마시면

 

기다림도 때로는

행복이 될 수도 있다.

 

 

2017. 9. 1

posted by 청라

엄마

엄마

 

 

대패는기억의

표피부터 깎아낸다.

 

세월의 맨 안 벽에

옹이처럼 새겨진 말

 

엄마아,

보석 같은 말

지워지지 않는 그 말

 

 

2017. 8. 24

posted by 청라

낮달

낮달

 

 

너무 밝은 세상이 때로는

절망이 되는 것을 알았다.

 

화장을 지운 민낯으로

넋 놓고 앉아

눈물의 바다에 떠 있었다.

 

, 사랑을 불태우고서

삭정이만 남은 여자야

 

해가 기우는 쪽으로

시간의 추를

좀 더 빠르게 돌려주고 싶었다.

 

 

2017. 8. 18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