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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3m
당신들의 그 새벽엔
하나님도 조상들도 아무도 없었다.
새벽 산책길, 3m 간격
그것이 삶과 죽음의 거리였다.
길 건너 도솔산이
부르는 대로
아내는 웃으며 도로로 들어서고
하늘이 무너지는 굉음과 함께
15m를 날아
아스팔트 바닥에 산산이 부서졌다.
너무도 맑아 바라보기도 아깝던
한 송이 짓이겨진 코스모스 꽃이여
피 묻은 향기는 하늘하늘 날아
먼 길을 가고
남은 사람의 앞길에
가로놓인
저 막막한 사막
새벽 산책길, 3m 간격
이승과 저승의 아득한 거리였다.
2009. 10. 6
글
산이 되기 위해
관음봉
꼭대기에 올랐다.
사랑, 미움 구름으로 날린다.
산 아래 마을에서
재어보던 그만큼
하늘은 더 높아졌지만
산 위에 다섯 자 반쯤
키를 보탰으면
입 다물고 산이 되어야지.
이름표를 떼고
장송 옆에 서서
내 마음 아궁이에 초록 불을 지핀다.
2009.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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