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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포기원을 쓰면서
포기원을 쓰면서
걸어온 길 돌아보네.
세른 세 해 입고 있던
솜옷을 벗은 듯하네.
마음에 남은 얼룩
한숨 뱉어 지우고
푸른 깃발 내린 깃대에
무채색 깃발을 올리네.
가끔은 쉬어가며
세상 구경 하려 하네.
아이들 곁을 지키는
파수꾼이나 되려 하네.
2008. 12. 10
승진 포기원을 내면서
posted by 청라
글
시詩
내 삶에 대롱을 박아
진액津液만 뽑은 노래,
세월의 바퀴 갈고 갈아
조약돌로 남은 노래,
시간의 지우개로
지워 봐도
지워지지 않는 노래…….
2008. 12. 28
posted by 청라
글
동학사 가는 길
산문에 다다르기 전에
범종 소리 먼저
마중을 나온다.
새벽
산길
맑게 쓸면서 내려온다.
마음을 닦는다는 것은
가끔은
석간수 한 모금으로도 이루어지는 것,
들리는 새소리에
초록빛이 떠돌아
구부러진 나무도 가지런한 산.
계곡 물소리 한사코
낮은 곳으로 흘러내리는데
한 발짝씩 나는
높은 곳으로 올라간다.
아침 해가 뜨면
햇살이 가장 밝게 고이는 곳….
동학사 가는 길에는
항시
몸보다 마음이 먼저 올라
부처님 입가에 어린 미소를 배운다.
2008년 12월 7일
posted by 청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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