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리스트
글
세월
가을 마중하러
계룡산도 못 가보았네.
얼룽이는 삶의 무늬
취해서 살다 보니
가로수
잎 진 가지에
칼바람이 앉아있네.
출퇴근길 은행잎에
가을이 떨어져도
낯익은 풍경이라
세월 자취 모르다가
꿈 깨어
이만큼 와서
눈물 한 모금 삼켜 보네.
posted by 청라
글
가을 산
불타는 단풍 산으로
노스님이 들어섰다.
산 빛 깨어지지 않고,
회색 승의가
단풍에 녹아든다.
작은 등짐에 담겨온
속세의 눈물들을
산문 앞에 부려 두고,
조금씩 산 속으로
들어갈수록
비우고 비워 산바람이 된다.
바람이 지나가는 길가에
울던 새는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
저녁 어스름으로
지워지는 산들이
스님의 등 쪽으로 빨려들고 있었다.
2008. 11. 9
posted by 청라
글
산자락마다
구절초꽃
목탁소리 먹고 피어
꽃술마다
불음(佛音)에 익은
말씀 한 마디,
한나절
향기에 젖어
마음 비우고 앉아 있다가
연못 물 보니
연꽃 옆에
웬 부처님 얼굴.
posted by 청라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