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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落花 紀行
섬진강변 매화마을에
매화꽃이 반쯤 져서
진 꽃만큼
시든 바람에
한숨처럼 묻혀 간 봄
제 눈물에
젖은 가랑비
울음 모아 흐르는 강
글
바람개비
바람이 부는 언덕에 서서 부는 바람에
흔들리며
바람개비를 돌린다.
이순의 길목에서
반짝이던 사랑을 모아
아픔이 노을처럼 고이는
하루의 끝에 서면
어둠이 내려오는 골짜기마다
눈물로 반딧불은 날아오르고,
바람의 켜켜마다 숨은
세월(歲月)의 이야기로
깃발 펄럭이듯 돌아가는 바람개비.
누구에게 보내는 간절한 노래인가.
저무는 들판엔
아무도 보아주는 사람도 없고,
시간이 피었다 지는 풀숲 언저리로
이름 모를 들꽃만 고개를 내미는데
기다림의 노래가 곱게 배인
한지(韓紙)의 날개마다
건강한 바람
심지를 세우고
돌려도 돌아오지 않을
새벽을 기다리며
작은 날갯소리 그대 마음에
등대처럼 반짝이도록
모든 것이 비워지는 빈 들판에서
작은 것을
채워주는
바람개비를 돌린다.
글
남가섭암
사바세계 신음소리
가장 잘 보이는 산정 위에
남가섭암
상수리나무 잎 스쳐가는
푸른 바람에
목탁소리를 실어 보내 다독여주고
천수경 자락에 묻은
뻐꾸기 소리
한 모금에도
적막을 못 견디어
제 살 비비는
억새풀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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