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리스트
글
弔 숭례문
유세차
무자 2월 신사 삭
오, 애재라
불꽃 속에 사라진 숭례문이여
미명의 새벽 서울 하늘
붉게 물들인 화광이
사람들의 새벽 꿈밭을 불태울 무렵
나는 들었지.
우리의 내면으로부터
가장 소중한 것이 무너지는 소리를
숭례문이여!
육백년 넘게 우리를 지켜온
너는 역사의 증인.
임진왜란도 병자호란도
비껴서 갔다네.
일본놈도 떼놈도
고갤 돌리고 갔다네.
남들도 우러러 피해간
성스러운 가슴에
우리 스스로 불을 놓았구나.
민족의 얼을 살라 버렸구나.
이제 다시 옛모습 다시 세운다 해도
수많은 세월 지켜본 네 기억
사라진 역사는 어이할이거나.
글
<訟詩>
겨레의 스승
김선회 교장선생님의 전년퇴임을 축하하며
엄 기 창
당신은
산바람에 씻기고 씻긴
소나무처럼
올곧은 기개를 지닌 사람
물처럼 부드럽게
바른 곳으로만 흘러 흘러
제자들의 마음도
맑게 씻겨준 사람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빛을 세워
세상을 시나브로 밝혀가면서
묵묵히 걸어온 당신의 발걸음은
제자들을 위한 눈물로
사십년을 넘겼습니다.
돌아보면
바람 불고 눈보라치는 고개를 넘어
당신의 삶의 발자국 점점이 찍힌 길
질기디 질긴
인연의 줄을 접으며 돌아서는
당신의 뒷모습을 바라보니
당신은 참으로 큰
겨레의 스승입니다.
글
난꽃과 아내
난향(蘭香)은
있는 듯 없는 듯 그윽하다.
창틀 위에 난초꽃 한 송이만 피어있어도
온 집안 비었어도 가득하다.
아내는
있는 듯 없는 듯 따뜻하다.
주방 도마에 칼 소리만 또각거려도
온 집안 비었어도 가득하다.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