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장산 자연생태림

 

 

산이 높아서

오르기 어렵다고 말하지 마라

 

대전에서 제일 먼저 해가 뜨는 곳

 

고란초

고라니 울음

품어 키우는 곳

 

길이 있어서

고요가 깨진다고 말하지 마라

 

산사의

목탁소리는

큰 소리로 울릴수록 골짜기가 숙연해진다.

 

주엽나무 속삭이는 바위에 앉아

녹음 차오르는 숲을 바라보면

! 세상은

한 발자국만 돌아서도 피안인 것을

 

 

2020. 7. 17

e-백문학3(2020)

posted by 청라

장태산 휴양림             

 

                    

반듯하게 살고 싶은 사람들은

와서

메타세콰이어 숲을 보면 알지

 

줄지어 도란도란 살아가는 것도

하늘만 보고

굽힘없이 살아가는 것도

그리 힘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스카이웨이 올라

출렁다리에서 몸을 흔들어 사념을 털고

녹음에 묻혀 세상을 보면

우리의 삶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근심 있는 사람들 와서

장태산 맑은 바람에 근심을 씻게.

비단처럼 고와진 마음의 결에

새 소리 별처럼 총총 심어가면

 

어제까지 등돌리던 사람에게도

웃는 얼굴로

살며시 손을 내밀게 되리.

 

 

2020년 8월

e-백문학3(2020)

 

 

posted by 청라

일식日蝕

일식日蝕

 

 

아이들 웃음소리

가득하던 운동장에

반달만큼 모인

아이들

 

느티나무에 앉은 까치들이

아이들과

수 싸움을 하고 있다.

 

달그림자 해를 가리면서

어둑해진 시골 학교

 

육십 년 만에 찾아왔더니

내년엔

폐교한단다.

 

 

2020. 8. 3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