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공주

 

 

공산성에서 가을에 취해 있다가

금강으로 와서

얼굴을 비춰보면

 

내가 걸어온 발자국들도

코스모스 꽃씨만한 역사가 될까.

 

공주 거리를 걷다가 보면

은행잎처럼 밟히는 게 다 역사다.

 

석장리 유적지엔

못 다 이룬 구석기 시대의 사랑

무령왕릉에선 백제의 웃음소리

 

거리를 오가는 젊은이의 눈빛에서도

이끼처럼 푸르른

역사의 향기가 풍겨오고 있다.

 

금강교를 건너서

공주의 품에 안긴 사람들은

공주에 취해서 모두 공주 사람이 된다.

 

2020. 8. 4

 

 

posted by 청라

엑스포 과학공원

 

                                  제3

 

 

한빛탑에 올라가면

한 줄기 빛

과거와 미래를 이어주는

길이 열리고

 

음과 양이 회전하는

태극 문양이

세계로 웅비하는 대한민국의

꿈과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보라

여기는 구십삼 년

대전세계박람회가 치러졌던 곳

 

민족 전쟁의 잿더미 위에서

경제, 과학 강국으로 우뚝 선 것은

대전엑스포가 밀알이었지.

 

우리의 새로운 도약은

여기로부터 힘차게 태동하였는가.

 

청년들이여!

와서 꿈을 키워라.

세계의 주역이 되는 웅대한 꿈을.

 

 

2020. 7. 11

e-백문학3(2020)

 

posted by 청라

식장산 자연생태림

 

 

산이 높아서

오르기 어렵다고 말하지 마라

 

대전에서 제일 먼저 해가 뜨는 곳

 

고란초

고라니 울음

품어 키우는 곳

 

길이 있어서

고요가 깨진다고 말하지 마라

 

산사의

목탁소리는

큰 소리로 울릴수록 골짜기가 숙연해진다.

 

주엽나무 속삭이는 바위에 앉아

녹음 차오르는 숲을 바라보면

! 세상은

한 발자국만 돌아서도 피안인 것을

 

 

2020. 7. 17

e-백문학3(2020)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