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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자화상
내 가슴엔 여백이 많아
채울 것도 많았지.
사하촌寺下村에 살면서
새벽에 떠내려 온 풍경소리 건지면서
부처님 미소를 마음에 심었네.
부처님과 가장 닮은
아이들과 살고 싶어서
나라 말을 공부했네.
평생을 아이들과 함께 살면서
세월 가는 줄도 몰랐네.
친구들은 나를 보고 부처라 하고
제자들은 나를 보고 스승이라 했지만
나는 부처도 스승도 되지 못했네.
세월의 바퀴에 감겨
이만큼 지나와서 생각해보니
삶의 폭풍 속에서도 나를 견디게 해준 건
반짝이는 몇 편의 시詩
나는 이제 사람들에게 기쁨이며
행복이 되려 하네.
서툴지만 진실한 마음을 담은
나의 노래로.
글
내가 사랑하는 공주
공산성에서 가을에 취해 있다가
금강으로 와서
얼굴을 비춰보면
내가 걸어온 발자국들도
코스모스 꽃씨만한 역사가 될까.
공주 거리를 걷다가 보면
은행잎처럼 밟히는 게 다 역사다.
석장리 유적지엔
못 다 이룬 구석기 시대의 사랑
무령왕릉에선 백제의 웃음소리
거리를 오가는 젊은이의 눈빛에서도
이끼처럼 푸르른
역사의 향기가 풍겨오고 있다.
금강교를 건너서
공주의 품에 안긴 사람들은
공주에 취해서 모두 공주 사람이 된다.
2020. 8. 4
글
엑스포 과학공원
제3경
한빛탑에 올라가면
한 줄기 빛
과거와 미래를 이어주는
길이 열리고
음과 양이 회전하는
태극 문양이
세계로 웅비하는 대한민국의
꿈과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보라
여기는 구십삼 년
대전세계박람회가 치러졌던 곳
민족 전쟁의 잿더미 위에서
경제, 과학 강국으로 우뚝 선 것은
대전엑스포가 밀알이었지.
우리의 새로운 도약은
여기로부터 힘차게 태동하였는가.
청년들이여!
와서 꿈을 키워라.
세계의 주역이 되는 웅대한 꿈을.
2020. 7. 11
『e-백문학』3호(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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