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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아름다운 이별을 하고 싶다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
구름 끼는 일처럼 무심해진
세월이지만
비오는 날엔 대전역에서
세상에서 제일 예쁜 이별을 하고 싶다.
눈물 보다는 웃음을 더 많이
보여주리.
미워하기보다는 행복을 빌어주면서
그리움으로 가꾸면
이별도 꽃이 된다는 것을 알려주리.
보내고 돌아서면 온 세상 빗물이 모여
내 가슴 온통 눈물바다가 될 지라도
꽃이 흔들리는 것처럼 손 흔드는
그런 이별을 하고 싶다.
2019. 10. 18
『시문학』581호(2019년 12월호)
글
대전역에서
보문산 뻐꾸기 노래처럼
들리다
안 들리다 하는 게 사랑이다.
울지 마라.
웃으면서 손 흔들고
돌아서서 눈물 흘리는 게 진짜
충청도 사랑이다.
작년 가을에
울면서 떨어지던 잎들도
말간 웃음으로 새롭게 등을 켜지 않느냐.
돌아서지 마라
아주 돌아서지만 않는다면
다시 돌아와 부둥켜안는 곳이
대전역이다
2019. 10. 10
『대전문학』91호 (2021년 봄호)
글
권력의 법칙
옥양목 하얗게 옷 지어 입어도
세월 흐르면 때가 묻지
조금씩 검어지다가
원래가 검었던 듯 번질거리지.
정의로 일어선 권력도
세월 흐르면 때가 묻지
조금씩 더러워지다가
원래의 불의보다 더 뻔뻔해지지.
네 얼굴 한 번
맑은 거울에 비춰보아라.
비바람 속에서
늘 하얀 옥양목 어디 있으랴
썩지 않는 권력이 어디 있으랴.
2019.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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