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리스트
글
부처님 웃음
부처님 웃음 길으러
마곡사麻谷寺 다녀오는 길에
산 아래 찻집에서
한 바가지 떠 주었더니
웃음 탄 연잎 차 맛이
향내처럼 맑고 깊다.
덜어도 줄지 않는
저 무량無量한 자비慈悲의 빛
구름 낀 세상마다
꽃으로 피는 저 눈짓을
아내여, 혼자 보라고
대낮같이 밝혔겠는가.
향불 꺼진 법당에서도
겁劫을 건너 웃는 뜻은
사바 업장 쓸어내는
범종소리 울림이라
오가며 퍼준 그릇이
텅 비어서 가득 찼네.
2019. 10. 5
글
산촌의 겨울
아무도 오지 않아서
혼자 앉아 술 마시다가
박제剝製로 걸어놨던
한여름 매미소리
산山 나물 안주삼아서
하염없이 듣는다.
방문을 열어봐야
온 세상이 눈 바다다.
빈 들판 말뚝 위의
저 막막한 외로움도
달콤한 식혜 맛처럼
복에 겨운 호사好事거니.
가끔은 그리운 사람
회재 고개 넘어올까
속절없는 기다림도
쌓인 눈만큼 아득한데
속세로 나가는 길이
꽁꽁 막혀 포근하다.
글
어머니 마음
어머니 오시던 날
보자기에 산山을 싸 와
비었던 거실 벽에
산수화로 걸어 두어
지쳐서 눈물 날 때마다
산山바람소리로 다독이네.
2019. 10. 2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