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악산豊岳山

풍악산豊岳山

 

털털하게

섞여서 산다.

정 많은

사내처럼

 

뾰족했던 젊음들을

익히고 다스려서

 

온 산이 눈부신 환희歡喜로 타오르고 있구나.

 

 

2019. 10. 1



posted by 청라

꽃씨

꽃씨

 

코스모스

까만 꽃씨에

숨소리가 숨어있다.

 

살며시 귀를 대면

솜털 보시시한

 

벽 깨자

삐약 하고 울

박동搏動소리가 숨어있다.

 

 

2019. 8. 28

posted by 청라

거꾸로 선 나무

거꾸로 선 나무

 

세상은 안개 세상 한 치 앞도 안 보이고

옳은 것 그른 것도 능선처럼 흐릿하다.

물 아래 물구나무로 입 다물고 섰는 나무.

 

거꾸로 바라보면 세상이 바로 설까

호수에 그림자로 뒤집어 다시 봐도

정의도 불의도 뒤섞여 얼룩덜룩 썩고 있다.

 

여명이 밝아 와도 배는 띄워 무엇 하랴.

부귀도 흘러가면 한 조각 꿈인 것을

차라리 물 깊은 곳에 집을 틀고 싶은 나무

 

 

2019. 9. 25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