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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어머니의 추석
그 해 태풍으로 과일 농사 망치고서
뚝 딴 열나흘 달 치마 폭에 감추면서
내일은 차례 상에다 이거라도 놓아야지
글
해돋이를 보며
솟구치는 저 열정을
그믐으로 벼리다가
애모愛慕의 용솟음
누를 수 없는 새벽
환희여, 그 큰 함성으로
누구에게 가느냐
보내고 이는 한숨을
잔물결로 식혀가며
실연失戀의 빈 가슴에
해당화를 피우면서
세월은 날개 달아도
변함없는 내 사랑
글
가을 달밤
귀뚜라미 노랫소리
달빛에 알알이 꿰어
목거리 걸어준다
반짝반짝 빛이 나네
입가에 미소 한 송이
커피향이 흐르는 밤
글
제일 그리운 이름
고향이다 장다리꽃
개구리 울음 아롱대는
단발머리 누님이다
치마로 코 닦아주던
달빛에
화석이 되어
자식 빌던 어머니다
글
개떡
개구리 소리 체로 쳐서
보릿겨 반죽하고
별들을 솜솜 뿌려
반짝반짝 맛을 내서
어머니
제사상에다
별미라고 놓는다
글
매미 허물
누군가 속마음을
벗어놓고 떠난 자리
화장 지운 여자처럼
창백한 낮달처럼
뜨겁게
불사르고 간
그 여름의 시든 노래
글
어머니 달빛
어머닌 웃음 속에 늘
만월 하나 키우신다.
정안수에 뿌리박고
기원으로 자란 달빛
이 아들 밤길 걸을 때
앞서가며 밝혀주네.
글
아마릴리스
햇살 같은 웃음으로
어머니 다녀간 걸
시든 후에야 알았네.
뒷모습만 보았네.
절절히 그리운 채로
미라가 된 꽃잎이여
글
산사의 겨울
산사의 소나무는
겨울에도 꽃을 피운다.
목탁소리
씻고 씻어
순결처럼 맑은 게송偈頌
눈 감고 혼魂을 벼린다.
만수향내 입힌다.
2021. 3. 19
글
산사의 가을
인가의 비린내가
산문에 막혀있다.
오늘도 돌부처는
따뜻하게 웃고 있네.
세상은 어지러워도
믿음으로 얻은 평화
사바와 불계가
산문으로 나눠질까
산 속의 저녁놀은
속세까지 이어졌네.
온세상 부처님 말씀으로
새빨갛게 익은 가을
2021.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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