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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에 해당되는 글 240건
글
유등천의 가을
두루미 한 마리가
먼 산을 보고 있다.
한 다리로 지탱하는
외로움의 무게만큼
두루미 길게 늘인 목
기다림의 절절한 길이
한 달 째 오지 않아
옆구리에 퀭한 바람
보여줄 코스모스
피었다 다 지는데
휘도는 구름 그림자
물소리에 익는 적막
글
장마
하늘의 숨결 모아
대청호는 만삭이다.
어릴 때 묻고 떠난
내 풋사랑 익었을까
그리움 연꽃으로 올라
대청호는 순산이다.
2020. 8. 18
글
초대장
그대가 사는 곳이
골 깊고 길 험해서
어스름 짙어지자
가는 길 망설였더니
험한 길 살펴오라고
둥그렇게 달 띄웠네.
2020. 6. 7
글
물의 말
마음을 다 굽히고 낮은 곳만 향하더니
하구에서 다시 보니 산 하늘 다 품었네.
한사코 몸으로 보인 물의 말을 알겠네.
2020. 5. 20
글
권력의 얼굴
정의를 앞세울수록 정의로운 사람 없다.
겉모습은 화려한데 뒤는 저리 더러울까.
권력은 속옷과 같아 오래될수록 오물 범벅
2020. 5. 22
글
정비 사업
고향 마을 하천 공사에
포크레인은 사정이 없다.
새집들도 풀꽃들도
추억마저 퍼 담는다.
부르르 요동칠 때마다
깨어지는 내 어린 날
아내도 이른 나이에
정비 사업 시작했나.
기억들 하나하나
망각으로 깎여 나가
아내의 수첩 속에서
지워지면 어쩌나.
글
사모가
꽃이 진 자리 옆에
다른 꽃이 피어나서
자연의 순환은
멈춤이 없건마는
어머니
가신 후에는
기별조차 없는가.
글
오월
이팝꽃 핀 날이면
풍선처럼 뜨는 설렘
뻐꾹새 울음으로
네 방 창문 두드리면
닫혔던 마음 열리고
환한 웃음 보겠지.
2020. 5. 7
글
그리움
꽃 피면 오마하고 손 흔들며 떠난 사람
물에 지는 꽃 그림자 쑥국새만 울고 가네.
그리움 먼 하늘가에 구름으로 나부낀다.
2020. 5. 1
글
살구꽃 눈물
돌담 허물어진
산 아래
빈 집 뜰에
혼자서
살구꽃이
눈물처럼 지고 있다.
작년 봄
산으로 가신
할아버지 그리워서
2020.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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