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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에 해당되는 글 244건
글
산사의 봄
은적암隱寂庵 염불 소리는
봄이 와도 늘 혼자다.
속세를 멀리 두면
번뇌煩惱 또한 멀어질까
풍경은 바람이 나서
달만 보면 울어댄다.
한평생 외로움을
친구처럼 못 버려서
봄에나 흔들림을
호사好事로 즐기거니
목탁을 만 번 쳐봐도
더 아득한 깨달음
2021. 1. 25
『충청예술문화』108호 (2021년 3월홈)
글
범종梵鐘 소리
사자후獅子吼
일갈一喝이
사바娑婆를 깨워내어
말씀으로 쓸어내는
수천 겁 업연業緣의 짐
돈오頓悟가
열리는 소리
저 법열法悅의 긴 울림
2021. 1. 17
글
자목련
허공 한 점에 초경初經이 비치더니
빛보다 소리보다
향기가 먼저 익어
선명한
진통의 빛깔
빅뱅으로 열린 우주
2021. 1. 8
글
계룡의 숨결
누구를 사랑하기에 저 간절한 몸짓인가
이 골 저 골 물소리로 가냘픈 것들 보듬어 안아
백설이 분분한 시절에도 초록 띠를 둘렀다.
저녁이면 목탁소리 산 아래 마을 씻어주네.
솔향기 꽃빛 노을 봉송奉送처럼 싸서 보내
충청도 처맛가마다 깃발처럼 걸린 평화
산봉마다 둥글둥글 원만한 저 모습이
삼남을 아우르는 충청도 사랑이라
계룡의 저 높은 숨결 충청인의 기상이라.
2020. 12. 19
『시조사랑』20호(2021년 봄호)
글
유등천의 가을
두루미 한 마리가
먼 산을 보고 있다.
한 다리로 지탱하는
외로움의 무게만큼
두루미 길게 늘인 목
기다림의 절절한 길이
한 달 째 오지 않아
옆구리에 퀭한 바람
보여줄 코스모스
피었다 다 지는데
휘도는 구름 그림자
물소리에 익는 적막
글
장마
하늘의 숨결 모아
대청호는 만삭이다.
어릴 때 묻고 떠난
내 풋사랑 익었을까
그리움 연꽃으로 올라
대청호는 순산이다.
2020. 8. 18
글
초대장
그대가 사는 곳이
골 깊고 길 험해서
어스름 짙어지자
가는 길 망설였더니
험한 길 살펴오라고
둥그렇게 달 띄웠네.
2020. 6. 7
글
물의 말
마음을 다 굽히고 낮은 곳만 향하더니
하구에서 다시 보니 산 하늘 다 품었네.
한사코 몸으로 보인 물의 말을 알겠네.
2020. 5. 20
글
권력의 얼굴
정의를 앞세울수록 정의로운 사람 없다.
겉모습은 화려한데 뒤는 저리 더러울까.
권력은 속옷과 같아 오래될수록 오물 범벅
2020. 5. 22
글
정비 사업
고향 마을 하천 공사에
포크레인은 사정이 없다.
새집들도 풀꽃들도
추억마저 퍼 담는다.
부르르 요동칠 때마다
깨어지는 내 어린 날
아내도 이른 나이에
정비 사업 시작했나.
기억들 하나하나
망각으로 깎여 나가
아내의 수첩 속에서
지워지면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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