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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思父 一曲
눈길
아버님 제삿날 저녁 때늦은 春雪로
설화 곱게 피어난 연미 고개 넘으면서
雪花 속 아롱거리는 아버님 모습을 본다.
개학 전날 暴雪로 교통이 두절되어
오십 리 넘는 公州 아들 혼자 가는 길에
마음이 애틋하셔서 따라 나선 아버지.
눈보라 칼바람에 온몸 꽁꽁 얼으셔서
우성 지난 길가에 주저앉아 떠시면서도
내 옷깃 여며주시던 모닥불 빛 그 손길
금강 건너 도심에 한 등 한 등 켜질 무렵
“네 덕분에 먹고 싶던 짜장면 먹는구나”
허기진 젓가락 들어 덜어주던 아버지
이제는 짜장면 천 그릇도 살 수 있네.
짜장면 잡숴주실 아버님이 안 계시네.
춘설은 풍요로워도 구름처럼 허전한 길.
2014. 1. 10
글
닭서리
친구 부모 원행 간 집 동네 조무래기 모두 모여,
가위 바위 보로 술래를 정해 닭서리를 하였는데, 암탉, 수탉 서너 마리
가마솥에 푹푹 삶아 미친 듯이 뜯다 보니 백골만 다 남았네.
아침에 닭장에 가신 어머니 비명소리에 혼백이 다 날아가 소화된 닭이
넘어올 듯…….
2013. 12. 15
글
동행(同行)
누군가 새벽 산길
혼자 넘은
외발자국
그의 삶에 기대면서
그의 마음 밟고 간다.
외로운
눈길에 깔아놓은
털옷처럼 따스한 정.
닫은 문 귀를 열면
앞서 간 이
내미는 손
어디선가 밀어주는
함성 소리 밟고 간다.
고갯길 막막하여도
인생은 동행이다.
2013. 12. 11
글
어느 가을 날
회초리를 놓고서
국화꽃을 들고 간다.
아이들 웃음소리가
하늘빛을 닮은 가을날에
교실 구석엔
아직도 오지 못한 한 아이의 자리
어둠에 묻혀 있고
일찍 들어선 겨울이
군데군데 눈처럼 쌓여
그림자를 만드는데
땡감 맛 논설문을 배울
교과서는 덮어놓자.
꽃물 번져가는 교정의 나무들 꿈꾸는
무지개 빛깔 시 한 수 읊어보자.
국화 향 은은한
시로 닦아낼 수 있는 그늘이
아주 작더라도
한 발짝 먼저 나가지 않으면
어떠리.
아이들 마음이 풍선으로 떠올라서
하늘에 닿을 수 있으면 그만이지…….
2013. 11. 10
글
바다
바다가 어디
깊은 산골 맑은 물만 받아
저리 맑은가?
끊임없이 黃河를 가슴에 품고서도
씻고 또 씻어
바다는 금방 하늘을 닮는다.
2013. 10. 23
글
미소 지킴이
미소가 등불처럼 고여 있는 아내의 입가
수삼 년 꽃 못 피운 동백나무 심고 싶다
미소를 자양분 삼아 꽃잎 활짝 피어나게
어렵게 피어난 꽃 온 계절 지지 않게
작은 내 관심에도 햇살 같은 아내 얼굴
행복한 아내 얼굴에 미소지킴이 되고 싶다.
2013. 10. 20
2013년 <문학사랑> 겨울호
글
序詩
황토 물에 떠내려가는
母國語를
한 조리 일어
내 시를 빚었다.
거친 모래밭에 피어난
풀꽃 송이들아
반딧불로
불씨를 살려
사람들의 가슴마다
진한 香氣의 모닥불을 피워 주거라.
2013. 10. 12
글
廢寺의 종
핏-빛 단풍이 타오르는 골짜기에
기와지붕 허물어져 비새는 절 추녀 끝에
썩다 만 조롱박처럼 매달린 종 하나.
오랜 세월 울지 못해 울음으로 배부른 종
소쩍새 울음으로 달빛으로 키운 울음
종 벽 속 꿈틀거리는 용암 같은 피울음.
이순 넘은 삶의 망치 꽝 하고 두드리면
산사태 몰아치듯 사바까지 넘칠 울음
종 채를 들었다 놨다 가을 해가 기우네.
2013. 10. 9
글
마곡사에서
산문(山門)의 천왕님은
아직도 눈을 부라리고 있다.
묵언(黙言)의 입 꼬리에
몇 올
밧줄 같은 거미줄 걸고
내 다섯 살 여름 무렵 첫 대면에
불타던 그 화산
아직도 눈빛에 이글거리고 있다.
옷을 털고 또 털어도
털어낼 수 없는
업연(業緣)의 질긴 먼지들,
쓸쓸히 돌아서서
태화산 그림자에 묻혀
세상도 부처님도 모두 잊으니
일체의 업장(業障) 쓸어내듯
마음 속 울려주는
늦여름 매미 소리…….
2013. 9. 30
글
마곡사 범종소리
마곡사 범종소리
법당 하나 짓고 있다.
여울물 물소리로
한 모금씩 묻어 와서
사랑이
메마른 마음마다
독경 소리 울리고 있다.
2013.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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