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고향

 

 

복사꽃 피었다고

다  고향은 아니더라.

어머니 미소를

산에 묻고 돌아온 날

고향도 뻐꾸기처럼

가슴에서 날아갔다.


떠올리면  향내 나는

어머니가 고향이지.

타향에서 지친 날개

쉴 곳 없는 저녁이면

달밤에 손 모아 비시던

정화수井華水로 다독였네.

 

 

2018. 5. 5

posted by 청라

윤사월

윤사월

 

 

범종소리 쾅 하고

골짜기 울리면

번뇌처럼 온 산 가득

날리는 송홧가루

동자승

빗자루 들고

삼고三苦

쓸고 있다.

 

 

 

삼고三苦 : 의 인연으로 받는 고고苦苦

즐거운 일이 무너짐으로써 받는 괴고壞苦

세상 모든 현상의 변화가 끝이 없음으로써 받는 행고行苦

posted by 청라

구절초 차를 마시며

 

 

움츠리고 있던

구절초 꽃 한 송이

찻잔 속에서 활짝 피어나면

 

기와집 가득 감싸 안는

가을의 향기

 

차 한 모금에

나도 향기가 되어

 

가을비 소리 타고

당신 마음의 문을 두드리면

 

! 수많은 날들 중

가장 빛나는 하루

 

시월의 앞섶에는

뭉클뭉클 번져가는

오색 빛 함성

 

2018. 4. 26

충청예술문화91(201910월호)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