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정호수의 구름

산정호수의 구름

 

 

어제 벙근 구름 건져

내 어항에 심었는데

오늘 아침 꽃구름이

수련처럼 또 피어났네.

뿌리 채 곱게 캐어서

네 마음에 전하네.

 

잔뿌리도 상하잖게

네 울안에 모종하게.

서울의 하늘에서

이런 구름 보았는가.

사랑을 일고 또 일어

산의 숨결로 빚은 구름

 

 

2018. 2. 2

posted by 청라

설일雪日

설일雪日

 

 

산도 숨을 멈추었다.

하얀 눈꽃 위의 적막

 

햇살도 눈을 감고

바람도 날개 접어

 

문 열면 깨어질까봐

문고리 잡고 서 있다.

 

 

2018. 1. 31

 

posted by 청라

금동관음보살입상

 

 

백제의 미소는 황홀하다.

금동관음보살입상 앞에 서면

온갖 근심 씻겨 나가고

 

팔 엽 연화대좌 위에 삼보 관

탄력적 몸에서 봄바람 같은 말씀

흘러나올 듯도 하다.

 

통통한 두 뺨에 둥근 얼굴

백제사람 모습으로 현신現身했구나.

 

천 년을 지나도 변치 않는

자비로운 얼굴

보고 있으면

 

삶의 독한 매듭도 술술

풀릴 것만 같다.

 

 

2018. 1. 30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