短歌·3


 

短歌·3




눈 위에 떨어진

피 한 방울처럼

너와 나는 남남이다.

새벽부터 목탁 소리가

귓가에 요란하다.

우주를 목도리처럼 목에 두르고

후광에 쌓여 온 너의

하얀 손

그 하얀 손의 고개짓

四十九日 밤낮을 눈 안 붙이고

나를 위해 목탁만 두드리더니

너는 하얗게 승천하고

아직 붉은

나와, 너는 남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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短歌·2

 

 

短歌·2



나의 검은 구두발이 털을 세우고

조용한 너의

믿음 속으로 들어간다

돌부리를 걷어 차면서 주먹을

내두르면서

긴 뿌리 끝 담담한

너의 바다에 도전한다

수천의 자갈 소리로

온몸 기름을 다 태워 불을 밝히고,

빈 뼈만 하얗게 죽어 있어도

너의 독경 소리는 아직

나의 가슴에

한 송이의 연꽃도 피우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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短歌·1

 

短歌·1




아침 연못 속을 들여다 보며

곤두벌레처럼

꼰두서는 사랑을 재우며

하나의 요령

열두 사람 상여꾼 상여 소리로

너는 모든 것을 정리하고 있다.

한강에 풍덩풍덩

돌 던지긴가

끊임없는 나의 신호는

한 소절씩 연못 속으로 빠져 들고...

아침의 모든 눈들은

연못 쪽으로 기울어 있다.




posted by 청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