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리스트
글
온실
아픈 마음으로
촛불을 끄지 말자
온실에 가면
가녀린 꽃잎들이 어깨동무로 팔 벌리고
굳게 겨울을 막아 서 있는 것을.
땅 밑으로 믿음의 수액을 교환하며
늘 훈훈한 마음을 지켜가는 것을
꽃들이 서로 정답게
가즈런한 햇살을 나누어 이고
풀무치 소리는 풀무치 소리대로
아무 그늘 밑에서나 반짝이게 하고…
입동 끝 회색 빛 하늘 아래
작은 새처럼 깃 부비며
혼자 떠는 사람아.
온실에 가면
눈부신 손들이 서로 도와 일으켜 세운
아침이 열리느니
아픈 마음으로
촛불을 끄지 말자.
글
낙우송
바라볼 때마다 늘
새로운 눈빛으로 말하는
나무
수만의 함성으로 솟아 올라
초록빛 순수의 꿈이
마침내 푸른 창공에 젖는다.
곧게만 땅을 딛고 선 마음
허허로워
산처럼 바다처럼 하늘처럼 크고
굳은 듯 보드라운 깃발마다
등불을 켜고
어두운 세상으로 빛을 뿌리고 있다.
새떼처럼 떠나간 사람들 돌아와
피곤한 날개 접으면
가장 먼저 가슴을 활짝 열어 놓는 나무
글
경포대에서
유리잔 속에 가득 고인
파도 소리를 마시고
황혼이 뜨겁게 달아 오른
바다를 본다.
끝없이 도약하는 파도와
한 송이씩 피어나는
불꽃
은밀한 눈빛들이 서로 얽히고
눈가루처럼 날리는 어둠.
그대 마음은
바다 물빛이 되라.
나는 따스한 눈빛으로 투신하는
별이 되리니.
상기한 바다는 밤새도록
한 잎의 해당화를 피우기 위해
가파른 기슭을 오르내리고,
새벽이 오면 우리는
갈매기 두 마리로 날자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