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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답청절 파도를 밟다
속도를 올린다. 방파제를 차고
바람에 흔들리는 수평선을 향해
파도야 누워라 대장님 나가신다.
뱃머리 내려앉는 햇살에
봄은 무르익고
긴 해안선마다 산 벚꽃 그림자를
가득 담았다.
준비한 거라야
소주 됫병에 된장 한 종지
가슴 가득 담고 온 설렘 한 단지
점심은 해삼 전복 건져
소주잔으로 때우고
저녁엔 황혼을 딛고 돌아오면 되지
답청절 풀을 밟듯 파도 밟고 들어가
화전을 부치듯 패전을 부쳐
부어라 마셔라 흥을 돋우면
웃음소리 뱃전에 부딪쳐 노래가 되어
갈매기도 날아가다 날개 쉬고 듣는다.
서먹서먹했던 이웃도 다
어깨동무 되어
황혼이 융단처럼 깔린 파도 밟고 돌아오면
올해도 우리 마을엔
바다가 불러서 가는 사람 없으리.
배마다 만선의 노래 가득 싣고 돌아오리.
글
봄 바다
미역 순 크는 향기로 온다. 봄 바다는
샛바람이 불어올 때 바다에 나가
향내 묻은 물결로
마음의 겨울을 씻어냈으면 좋겠네.
방울소리로 달려오는
갈매기 노래를 마음껏 안아줬으면 좋겠네.
산더미 같이 분노로 밀려올 때는
세상을 산산이 부숴버릴 듯하지만
해당화 발밑까지만 치고 올라오는 파도
파도가 놓고 간 게 미움인 줄만 알았더니
모래밭에 새겨진 자국을 보니
사랑이더라.
글
진도씻김굿
피리 소리 높아지면
손대잡이 대 위에서 파도는 춤을 추고
배꽃처럼 창백한 달빛이 내리는 바다
당신의 영혼이 극락으로 가고 있다.
바다를 사랑해서
지난겨울 바다로 떠난 사람
질베를 밟고 가는 당신의 등 뒤에서
아! 수평선水平線이 일어서고 있다.
당골에미 무가巫歌에 원망을 씻고
가다가 잠깐 뒤돌아서 바라보는
당신의 눈동자엔
천 개의 달을 안은 물결이 반짝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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