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장미

 

 

한 철의 사랑만으론

목이 탔는가.

너무 뜨거워 서러운

내 사랑이

바람의 채찍을 맞고 있다.

사람들은 눈보라 속에 핀

장미를

불장난이라 탓하지만

어쩌겠는가.

참고 참아도 활화산처럼

터져버리고 마는 마음인데

 

2019. 12. 3

대전문학90(2020년 겨울호)

posted by 청라

평화

평화

 

 

평화는

나만 착하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굶는 이웃에게 밥을 주고

내 힘을 깎아내 어깨를 맞춰주고

나 혼자만 칼을 버린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아!

모두 잃은 후 목선을 타고

이 나라 저 나라로 목숨을 구걸하러 다니려느냐.

평화는 내가 약해져야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아주 강해야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2019. 11. 22

충청예술문화93(201912월호)

posted by 청라

도담삼봉

도담삼봉

 

 

신선의 마을이 바로 여기인가.

 

남한강 물새 울음에

세 개의 암봉巖峰

그림같이 떠있고

 

장군봉에 터 잡은

육각 정자엔

한가로운 구름 그림자 걸려있다.

 

흰 두루미 한 마리

물에 잠긴 전설 건져 물고

삼봉 선생을 태우러 가는고.

 

강안江岸에 빈 배 홀로 누워

기다림이

적막으로 멋스럽다.

 

바위에 앉아 넋 놓고

삼봉에 취해있다 보니

해는 어느새 서산에 기울었더라.

 

 

2019. 11. 5

문학사랑130(2019년 겨울호)

대전PEN문학38(20216월호)

 

posted by 청라